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러뮤니케이션 Oct 30. 2022

사랑을 구매하는 관계

3. 내가 얻고자 하는 만족을 채우기 위해 사랑을 해주는 경우

 사랑이 거래행위가 되는 마지막의 경우는 이 전의 두 가지의 경우를 아우를 수 있는 전반적인 상황으로 거래행위 말 그대로인 '사랑을 구매하는 관계' 즉, 물물 교환하는 관계이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곧 나를 사랑하는 행위가 되는 관계가 아닐 경우 대부분의 일상은 서운함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상대의 존재 자체를 사랑한다면 내가 상대에게 기꺼이 소비했던 시간적, 물적, 심적 자원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의 존재를 더 가치 있게 했으니 내가 하고 있는 사랑 그 자체가 더 가치 있는 행위가 된다. 그러나 상대의 존재 자체가 아닌 상대가 나에게 주는 다양한 형태의 만족감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내가 쓰는 자원들은 투자와 소비가 된다. 물론 이것은 초창기 연애 또는 미성숙한 상태의 연애에서는 당연히 매우 어렵다. 다른 파트에서 설명하겠지만 존재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절차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애 초기의 경우 그 절차를 밟는 과정이기에 당연히 그 시간을 감안해야 한다. 


 아무쪼록 내가 사랑하는 행위가 사랑이 아닌 투자와 소비가 되는 것 자체가 사실 거래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내가 지불한 것 그 이상의 것을 얻지 못하면 손해라고 생각하게 된다. 시장 경제에서 어떤 물질의 가격이 그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느끼는 '가치'에 따라서 결정이 되듯 본인의 필요에 따라 동등하게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과 교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밀고 당기기"가 여기서 찬반 논란이 생기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미 동등한 관계, 존재를 사랑할 줄 아는 관계에서 밀고 당기기는 관계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하나의 스킬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관계에서 밀고 당기기는 결국 마음을 더 비싸게 팔아먹기 위한 하나의 비즈니스 심리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가 해결이 된다면 앞서 말했던 두 가지의 문제들은 자연스레 사라지게 된다. 갑과 을이 비즈니스 상황에서 벌어지듯 사랑하는 마음을 재고 시험하는 비즈니스 관계가 아닐 경우 자연스레 갑을관계 또한 해결이 될 것이다. 또한 내가 부족한 것을 느끼면 당당하게 요구를 할 수 있으며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한 간접적인 사랑 테스트 또한 불필요해질 것이다. 


 사실 핵심적인 것은 사랑을 추측할 수 있는 부수적인 행동들 하나하나에 휘둘려 사랑과 무관한 감정싸움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사랑하냐 안 하냐의 본질적인 부분을 구분하고 문제 삼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전 10화 사랑 테스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