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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선로 위에서

by JBin

25. 3. 6일 목요일

제목 : 멈춘 선로 위에서

지하의 바람은 멎고,
시간마저 숨을 죽인다.
창밖엔 어둠만 가득한데,
우리의 마음만 요동친다.

아무런 말도 없이,
기차는 선로 위에 갇혀 있고,
우리의 눈빛은 서로를 묻는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스피커는 침묵하고,
발은 갈 곳을 잃었지만,
숨죽인 마음들 사이로
희미한 안도의 한숨이 번진다.

문득, 멀리서 작은 불빛이 보이면
멈췄던 숨이 다시 흐르고,
기차는 무언의 대답처럼
조용히 다시 길을 나선다.

멈추었어도, 우리는 간다.
불안을 품고서도, 우리는 간다.


●시 설명

이 시는 아침 출근길, 갑자기 지하철이 멈추면서 느낀 불안한 감정을 담아 작성한 작품입니다.
첫 연에서는 갑작스럽게 정지한 지하철 속에서 바람도, 시간도 멈춰버린 듯한 정적을 표현했습니다.

창밖에는 어둠만 가득한데, 정작 멈춘 것은 기차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인 듯한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연에서는 침묵 속에서 사람들의 불안한 시선이 오가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말 한마디 없이도 서로의 눈빛에서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주고받는 듯한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을 표현했습니다.
세 번째 연에서는 안내 방송도 없고, 사람들은 불안 속에 갇혀 있지만, 어느새 희미한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오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알 수 없는 기다림 속에서도 결국 우리는 익숙한 듯 묵묵히 그 시간을 견뎌낸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멀리서 작은 불빛이 보이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차를 통해 안도의 순간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두 줄에서는 불안 속에서도 결국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멈춘 순간도 결국 지나가고 우리는 다시 길을 가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이 시는 지하철이 갑자기 멈춘 그 짧은 순간의 긴장과 불안, 그리고 다시 움직이는 순간의 안도를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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