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속에서 살지만 나는 어쩌면 사람 속에서 살고 있지 않은지도 모른다. 부모님, 친구들, 학교 선생님, 어느 사람하고도 나는 속을 터놓고 지내지를 못한다. 이미 비밀이 많아져 버려서 나 자신을 아무에게도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밀이 많은 아이가 되어 버린 것은 전적으로 내 탓이다. 누구를 원망할 만한 건더기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지금 누구 탓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내가 사람 속에서 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박상률 작가님의 <봄바람>에 나오는 글 일부이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비밀이 많아지고 친구들과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속내를 툭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을 자신 있게 발산해야 하는데 상대방의 반응에 더 민감하여서 말하지 못한다. 필자도 성인이 되어 결혼하기 전까지는 나 자신을 바라보기보다는 주변 환경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며 살아왔었다. 자신 있게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다 보니, 외부로 표출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 속으로 꼭꼭 숨어 들어갔던 것 같다.
“여러분은 먼 훗날 자서전을 쓴다면 어떤 내용을 담고 싶나요?”
수업 시간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먼 훗날 자신의 자서전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대부분 아이들은 먼 이야기라서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답변하기도 하고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적을 것이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 돌발적인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답변하려면 자신의 내면부터 살펴야 한다. 즉,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얼 좋아하고 어디에 관심 있는지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미래의 자서전에 쓸 이야기들이 있고 세상 속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나를 들여다보는 질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신에게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 보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필 겨를도 없다. 일과를 마치고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본다.
둘째, 지금 여러분의 모습이 진정 원하는 모습인가? 여러분 주변 사람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은 무엇인가? 라며 묻는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안 될 경우에는 주변 친구나 부모님에게 질문해도 된다.
셋째, 지인들이 자신에게 쓴소리하는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내용인가? 물어본다. 자신의 단점을 들추면서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쓴소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한다.
넷째, 사람은 누구나 단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의 치명적인 단점이 자신을 망가뜨릴 수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 단점을 고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묻는다. 나를 생각해서 주변 사람들이 해 주는 단점들을 받아들이고 단점을 고치려는 생활 습관을 바꿀 용기가 있는지 생각해 보자. 상대방의 단점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 잘못 말했을 경우 관계가 틀어져 버릴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을 위해 지인이 해 준말이라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다섯째,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보고 만약 스스로 변화시키고 싶다면 어떻게 변할 것인가? 물어본다. 현재 자신의 생활과 활동을 바탕으로 미래를 상상해 보고 그대로 살아가도 되는지 아니면 변화가 필요한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위 다섯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해 보고 그 질문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보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평생을 살아간다. 정말 변화를 원하고 있는지 자신을 살펴야 하고 변화에 따르는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지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의 삶은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마무리된다. 삶이 무료하거나 허무함을 느끼고 우울할 때는 자신에게 물어보자. 그리고 스스로 대답하면서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출처 : 한국독서교육신문(http://www.reading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