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II

희망퇴직

by 연쇄상담마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말은

회사로부터 시작된 것이 분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비롯한 ‘신청’으로 분류된 그룹의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발 없는 말이 멀리 가기도 하지만 빠르기도 한 모양이다.


재밌는 것은 소식을 알게 된 사람들도 선뜻 “왜?”라는 질문을 하기 어려워했다는 것이다.

거룩하거나 구구절절한 사유가 궁금했으리라 추측해 보지만 자의와 타의가 섞인 신청 그룹에는 소설 같은 사연은 없었다.

회사의 발표가 있었고 이런저런 조건에 의한 신청이 주를 이뤘을 뿐 사연이나 이유보다는 ‘누가’에 초점이 맞춰져 갔다.


“ㅇㅇㅇ이 신청을 했다고? 왜? “

왜라는 질문은 자동완성형 문장처럼 따라왔지만

하이라이트는 인물에 맞춰졌고, 사연은 언제나 조명의 어두운 가장자리에 있었다


결국 희망퇴직 소문처럼

이름만 소문인 퇴직 명단은 사실이 되어 공유되고 있었다.

몇몇 용기를 낸 직원들의 연락이 왔다.

진짜인 줄 알면서도, 굳이 진짜냐고 묻는 반응들이 반복됐다.

추궁하듯 몰아치는 질문에 에둘러 ‘뭐 그렇게 됐네’라며 너털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자세히 말해줄 것도 없었지만

극적이지도 않은 드라마를 전달해 봐야

발 없는 말들만 늘어나 소문의 초원을 달릴 것이 뻔했다. 그렇게 한동안 세상에서 가장 짧은 질문 하나가 무한반복 되었다.


“진짜?”

물음표처럼 들렸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느낌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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