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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하는 거북이 Oct 07. 2024

운동 도전기: 권투 - 1

체력을 길러야겠다는 일념으로 권투 체육관에 방문하다

  수능 수험생일 때 나는 항상 만성 피로 상태였다. 특히 자습시간에는 계속 엎드려서 잤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주말만 되면 계속 잤다. 나는 그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매일 왕복 2시간 통학을 하고 쉬는 시간 15분 동안 강의실에서 강의실로 전력질주를 했다. 1층에서 5층까지 계단을 한 번에 주파하는 것은 물론이요, 언덕 정상까지 올라가서 내려가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집에만 돌아오면 엄청 피곤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생 때까지는 하루종일 한군데에 가만히 앉아서 공부만 하지 않는가. 그리고 체육 시간이라고 있는 주 2회 수업은 운동장에 애들만 풀어놓기만해서 제대로 몸을 움직여 볼 기회조차 없었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계속 주말에는 기절을 했다. 오죽하면 부모님에게 ‘20대를 낭비하고 있다’라는 말을 들었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20대인데 이렇게 주말마다 잠만 자는게 맞는 것인가. 그 당시 체력과 정신력 문제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제 학생때처럼 무엇인가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직장인이 되었으니 회사 밖 새로운 자아를 찾아 자기계발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문제는 뭐다? 회사에서 DoT 데미지(Damage over Time의 약자로 게임에서 특정 시간 동안 캐릭터가 지속적으로 받은 피해량을 말한다, 출처: 위키백과)를 계속 받고 와서 집에만 오면 딸피(게임에서 캐릭터의 생명력이 부족할 때 쓰는 표현으로 반대말은 풀(full)피이다.)가 되어있다! 학생 때와 다르게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전체 체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주말에 종종 집 근처 공원을 1시간씩 걸었지만 나에게 걷기는 체력 향상에 큰 도움은 되지는 않았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인터넷을 쭉 찾아보다가 권투(흔히 복싱이라고도 많이 하지만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을 지양하고 싶기에 권투라고 하겠다)가 좋다는 글을 보고 솔깃했다. 마침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체육관이 있었다. 여성들은 정적인 운동인 요가, 필라테스를 많이 하지만 유연성이 매우 부족한 나에게 요가는 어려운 운동이었다. 고3 때 사서 그 뒤로 실내 운동할 때 요긴하게 쓰고 있는 실내용 운동화를 가지고 체육관에 등록을 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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