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목표: 대회에서 안 걷기 - 2

지피지기 백전백승

by 운동하는 거북이

작년 대회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기 때문에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곰곰이 생각했다. 먼저, 뛸 때마다 내려가는 안경. 안경은 실내에서 뛸 때도 계속 내려간다. 트레드밀 앞에는 안경을 둘 공간이 있으니 실내에서 벗고 뛰어보았다. 처음에는 어지러웠지만 익숙해지니 괜찮았다. 비록 뛰다가 남은 시간을 보려고 스크린에 고개를 박을 정도로 숙이지만 말이다. 밖에서는 지나가는 행인과 자전거 등 위험요인이 많아서 안경을 벗고 뛸 수가 없다. 고민 끝에 운동할 때만 일회용 렌즈를 착용하기로 했다. 눈이 아파서 평소에 렌즈를 잘 착용하지 않지만 운동은 길어야 1~2시간이므로 버틸만했고 잘 보일 필요가 없어서 굳이 맞춤 렌즈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다음에는 페이스 확인. 런데이 어플에서는 음성으로 페이스를 안내해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핸드폰을 가지고 뛰어야 한다. 좋은 스포츠 워치라면 GPS 기능 등이 다 내장되어 있어 폰을 갖고 뛸 필요가 없지만 나는 그런 기기가 없어서 핸드폰을 들고 뛰어야 했다. 동생이 하듯이 작은 크로스백에 핸드폰을 넣고 크로스백을 매고 뛰어봤으나 불편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주로 뛰는 곳에서 전대 같은 것(러닝힙색)을 허리춤에 차고 뛰는 분들을 본 것이 떠올랐다. 초보니까 굳이 스포츠 전문 매장에서 가격대가 있는 것을 구입할 필요는 없었고 저렴한 것을 하나 구입했다. 장비를 다 준비했으니 이제 렌즈를 착용하고 러닝힙색에 핸드폰을 넣어 허리춤에 차고 운동용 이어폰을 끼고 한 번 달려보았다. 흘러내리는 안경을 올리지 않고 편하게 뛸 수 있었다! 허리춤에 찬 핸드폰이 무겁지 않을까 싶었지만 거슬리지 않고 괜찮았다. 좋아. 이제는 연습뿐이다.


처음에 실외 달리기를 했을 때는 트레드밀보다 힘들었다. 팀원1은 밖에 뛰면 더 빨라진다고 했지만 나는 예외라고 여겼다. 대회 3주 전, 연습 겸 5km를 뛰어봤다. 무리하지 않고 뛰어서 약 38분 만에 완주했다. 그다음 주에는 7km를 천천히 뛰어봤다. 50분 연속으로 뛰어서 완주했다. 5km까지는 가능할 것이라 여겨서 크게 감흥이 없었지만 1시간 가까이 뛰는 데에 성공하니 욕심이 났다. 10km 대회니까 한 번 10km를 전부 뛰어보았다. 2.5km 뛰고 나니 왜 시작했는지에 대한 후회막심에 이대로 유턴해서 5km를 채우고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달리기는 참 신기한 것이 초반에는 정말 힘들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몸이 적응을 한 것인지 해탈을 한 것인지 관성으로 다리를 움직여서 앞으로 나가게 된다. 참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뛰어보자면서 계속 뛰었다. 그러다가 익숙지 않은 풍경이 보였다. 뛰어서 꽤나 먼 동네까지 와버린 것이다. 5km에서 반환해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니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14분. 와.... 내가 1시간 14분을 연속해서 뛰었다. 작년 가을에 1km 뛰고 바로 걸었던 내가 아니었는가. 이번 대회에서 안 걷기만 해도 충분히 1시간 반 안에 완주할 것 같았다. 그래. 이번 대회 목표는 안 걷고 들어오는 걸 목표로 삼아보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대회 전에 집에 택배가 도착했다. 대회 안내서의 내용부터 확인해 보았다.



10km 부문 코스 광화문 광장(출발) → 충정로역 3번 출구 → 공덕역 → 마포대교 → 여의도 공원(도착)



이번에는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르다. 짐은 광화문 광장에 서있는 트럭에 짐을 7시 20분까지 맡기라고 한다. 10km 출발이 8시 20분이니 출발 1시간 전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짐을 안 가져가도 되긴 하지만 맘 편하게 가져가기로 했다. 안 가져가면 집에서 나와서 완주할 때까지 거의 3시간 넘게 물을 마실 수가 없다. 갈증을 3시간 버티는 것은 나에겐 불가능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친절하게 대회 안내서에 코스의 고저가 표시되어 있었고 오르막이 몇 군데 보였다. 음.... 걱정이 되긴 하지만 미래의 내가 잘 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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