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사서 하지 말자

챌린지 단어: 초조하다

by 운동하는 거북이

학생 때 나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대안을 A, B, C까지 세웠으니 요즘 말로 하면 파워 대문자 J이라고 할 수 있다. 많'았'다는 과거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도 앞 날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제대로 깨달은 건 첫 회사의 대규모 조직 개편이었다. 그 조직 개편이란 게 참으로 희한하게 왔다. 이 전 글(https://brunch.co.kr/@jditurtle/14)에서 살짝 언급된 그 사건이다. 하루아침에 임원진들의 대거 교체가 일어났고 그 빈 사무실의 주인이었던 임원진 산하에 있던 조직은 개편되었다. 내가 있던 팀의 절반은 타 조직으로 '파견'이라는 이름으로 이동했고 뉴비에게 최종 보스몹을 튜토리얼과 공략 없이 잡으라는 수준의 하드코어 회사 생활을 했다. 그 고생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그중 하나가 "위에서 부는 바람에 아래가 완전히 뒤바뀐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다른 사업을 해보려고 준비했던 예전 팀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위에서 부는 바람에 팀은 흩어졌다. 그 뒤로 나는 미래를 준비할 힘조차 없이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첫 회사를 퇴사했다. 대안 A를 생각할 힘조차 없었다. 안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밀고 나갔다. 그렇게 지금까지 네 번의 도전을 했고 대안을 준비하지 안 하고 플랜 A대로 잘 흘러 흘러가게 되었다.

'빅데이터'란 용어를 기억하는가? 지금은 많이 들리지 않는 용어이다. 한 때 '데이터 분석'이 대세였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데이터 분석이 유망한 분야이지만 인공지능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생성형 인공지능과 동의어로 쓰이는 듯하다. 그만큼 과거에도 있었던 인공지능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판을 바꿔버렸다. 이 생성형 인공지능은 정말 크게 판을 바꾸고 있어서 더더욱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렇게 보면 미래를 걱정하느라 초조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변화에 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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