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나아가는 사람의 기록
살면서 가장 빛이 났던 때,
하지만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는
단연코 사관학교에 근무할 때입니다.
화목하고 행복하게만 보였던
가정생활도 그때 이미 끝이 났습니다.
욕심은 가득해서 진급을 해보겠다고
아픔을 숨기고 숨죽이며 살았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가족은 다 잘 지내지?'라고 물으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모든 인연을 끊고 살았습니다.
SNS, 각종 모임에서 멀어졌습니다.
'네가 그렇게 사니까 그런 거지.',
'가정도 하나 지키지 못하는 놈이
무슨 나라를 지킨다고 하는 거냐',
'분명 남들 모르는 문제가 있을 거야'
그런 시선과 말들이
가시처럼 마음에 와서 박혔습니다.
모든 게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제자들이나 후배들에게
'나만큼만 하면 된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정작 그 말대로 될까 봐 두려워졌습니다.
나만큼만 하면,
정말 나만큼만 될까 봐.
전역하면 군 관련 일을 해보자던
권유를 받았지만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마주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야 마음에 굳은살이 생겨서
어지간한 자극에는 상처받지 않습니다.
글을 쓰면서 하나씩 마음을 풀어냈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다시 회복의 길을 걸으며
조금씩 다시 '원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두 번의 고비를 넘기고도
저와 함께 하시고 계시고,
아이들도 내색 없이 성장했습니다.
어쩌면 저만 방황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더라는 말,
그건 틀렸습니다.
잊으려 해도,
아픔은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이겨내려 하지 마세요.
이겨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흔들리지만 나아가는 겁니다.
다만 이제는 그 그림자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됐습니다.
바로 '나의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