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지 않은 복잡함을 받아옵니다.

운동 하겠습니다.

by 글터지기

"넌 사무직도 아니고,

현장직으로 근무하는 놈이

배가 왜 그렇게 많이 나왔어?"


친구는 저를 보자마자 물었습니다.


"요즘 그냥, 마음이 편안해서인가 봐"


이렇게 대답은 했지만

돌아보니 그간 너무 운동을 안 해왔습니다.


오늘 대회에 출전해서도

운동하지 않은 몸을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예선전은 같은 박스에 세 팀이 묶였습니다.

세 팀 모두 각각 1승 1패,

공교롭게 모든 경기가 21:19로 마쳤습니다.


승점, 득실, 모두 같을 때는 어떻게 되느냐고요?

'승자승' 원칙으로도 승부를 가릴 수 없으니

이럴 땐, "나이가 많은 팀"이 승리합니다.


그래서요?

나이에 밀려 예선 탈락입니다. 하하하


운동을 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야

꽤 선전을 하고 온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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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친구는 또 한마디 걱정을 건넵니다.


"뭐든 운동을 해야지 그래서

건강 챙기면서 생활 하겠어?"


그간 배송 노동을 하면서 하루만 보 이상 걸으니

굳이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내 몸을 살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노동은 '몸을 쓰는 일'이고

운동은 '몸을 돌보는 일'입니다.


이 뻔한 이치를 다시 깨닫는데 오래 걸렸네요.


사실 오늘 대회를 마치면

운동 종목을 '탁구'로 바꾸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지기'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 보니 결국 헬스장에 등록하기로 했습니다.


집으로 복귀하는 길에

집 앞 헬스장 '할인 행사 중'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내일부터 운동을 하겠노라 예약을 하고 왔습니다.


이제 미라클 모닝에

'꾸준한 운동' 한 줄을 더했습니다.


누구에게 자랑할 건강이 아니라

내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

분명히 과소비는 아닐 겁니다.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면

늘 제가 해야 할 게 하나씩 늘어납니다.


서재를 방으로 옮기는 일,

집에 건조기를 들여놓는 일,

운동해야 할 과제가 늘어나는 일.


덕분에 인생이 조금씩 복잡해집니다.

하지만 '싫지 않은 복잡함'이지요.


이제 당분간은 '운동'과

'책 쓰기'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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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서호김밥', 점심은 '만두전골'


*에필로그

싫지 않은 복잡함을 건네주는 친구야.


초대해주고, 술 한 잔(아니 많이) 사고,

졸전을 견뎌주고, 밥까지 사 먹이고.


그러면서도

'올라와서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해줘서

늘 고맙고 감사하단다.


다음엔, 충주 대회를 한 번 나가 보자.

내가 연습을 좀 해볼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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