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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y 21. 2024

이직하는 뒷모습

복잡한 심경

같은 사무실에 계신 분께서 아침 출근길에서 이직하신다고 말하신다.


"저 이번주 금요일까지만 일합니다."

어제 퇴근길에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장이라고 복잡한 사무실을 떠난다고 자랑을 하였다. 아침 출근길에서 만난 같은 사무실 분께서 이번주 금요일까지만 일하고 다음 주부터는 다른 곳에서 근무하신다고 말씀해 주신다. 차분하고 예의 바른 분이라 어디에 가도 지금처럼 좋은 평판을 받으면서 일하실 것이라 믿지만, 일 잘하시는 분들이 떠나는 것은 한편으로 마음이 복잡하다.


"서로 불편한 것 같아."

그쪽 팀장님에게 왜 이직하시는 것인지 물어보니, 옆자리 동료분들과 관계가 불편한 것 같다고 하신다. 옆에 계신 분들 캐릭터가 강한 편이라서 어울리기 쉽지 않다고 말하신다. 그쪽 팀원분들은 이직하시는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강한 캐릭터이다. 사무실에서 큰소리 내는 것이 흔치 않은데 큰소리를 내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억울하거나 자신의 주장에 확신이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그 일을 한다면 나는 저렇게 반응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이직하는 곳이 더 좋은 조건은 아닌 것 같은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하니 잡을 수 없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조금씩은 발전하고 있겠지?"

과거를 떠올리면 사무실은 그냥 야생의 법칙으로 돌아가는 정글 같은 세상이었다. 처음 직장이라는 곳의 사무실에 앉아 책상 서랍을 열어보니 조폭 영화에서 가끔 무기로 쓰이는 묵직한 유리 재떨이가 있었다. 그 아래칸을 열어보니 전임자가 남긴 가벼운 스테인리스 재떨이과 수많은 라이터가 있었다. 하긴 버스정류장에서 담배를 피우며 버스를 기다리기도 하고 심지어 버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임신한 직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당연한 일상이었고, 출산 휴가를 가는 직원에게 바쁘니까 언제까지 복귀하라고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게 느껴지던 시절도 있었다.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지금 뭐 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싶다.


Ep 09 〈어바웃 타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p.83

MLB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새긴 전설적인 투스 크리스티 매튜슨 Christy Mathewson은 “승리하면 조금 배우지만,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운다”라는 말을 남겼다. 동의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말이다. 한 번의 실패가 있을 땐 이 명언을 통해 많은 힘을 얻었지만, 계속되는 패배 앞에서는 의문이 들었다. ‘스포츠’ 안에서 저 말을 되새기면 ‘배운다’도 결국, 내일의 승리를 위한 과정일 거다. 그렇기에 승리해야만 그 과정에 의미가 있고, 패배의 가치를 온전히 곱씹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야구잡썰》(강해인, 김형민, 정현재, 정현호, 알에이치코리아, 2024.04.01.)


오늘을 통해 느끼고 배우는 것이 있다면 내일은 조금 더 살만하지 않을까 희망한다. 오늘도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자신의 주장만이 정답이라고 반복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차피 그 사람은 죽고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고 잊힐 것이다. 좋은 것은 늘리고 나쁜 것은 줄이는 게 인생의 과정이라 믿는다.

"도움이 되는 상수는 늘리고 해가 되는 변수는 줄이는 것이 야구에도 인생에도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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