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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Jul 11. 2024

잔소리

쓸데없는 소리

최근 아내에게 잔소리가 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요새 왜 안 하던 잔소리가 늘었어?"

난 잔소리를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최근 아내가 왜 자꾸 자기에게 잔소리를 하냐고 말한다. 잠깐 내가 요새 잔소리가 늘었나 고민하게 된다. 분명 나는 잔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물어보고 듣기 싫다고 하면서 잔소리라고 하는 거 아니야?"

잠시 생각해 봤더니 아내가 나에게 물어봐서 나의 의견을 말하면 그건 아니라거나 이상한 대답을 한다고 말을 한다. 그래서 추가적으로 논거를 붙이면 자기 의견과 다르다며 듣기 싫다고 한다. 그럴 거면 왜 물어보냐고 했더니 아내는 요새 잔소리가 늘었다고 한다. 분명히 난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다만 원하는 대답이 아닌 내 머릿속 잡소리를 늘어놓았을 뿐이다.


"아~ 듣기 싫어!"

예전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한 초등학생은 '잔소리는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데 충고는 더 기분 나빠요'라는 명언을 남겼다. 결국 둘 다 듣기 싫은 말이다. 듣기 싫은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기분 나빠진다면 잔소리나 충고를 하지 않을 이유가 명확하다. 난 분명 잔소리를 싫어한다. 예전 엄마가 밥 먹기 싫다고 했는데 윽박질러 밥상에 마지못해 죽상을 하고  앉으니 밥 안 먹을 거면 처음부터 말하지 그랬냐는 잔소리에 나는 '내 말도 들어달라고요!'라고 말했던 것 같다. 듣는 사람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이 진정 잔소리 아닐까 생각한다.


잔소리 (With 임슬옹 of 2AM)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내 말 듣지 않는 너에게는 뻔한 잔소리

그만하자 그만하자

사랑하기만 해도 시간 없는데

머리 아닌 가슴으로 하는 이야기

니가 싫다 해도 안 할 수가 없는 이야기

그만하자 그만하자

너의 잔소리만 들려

(아티스트 아이유, 작곡 이민수, 작사 김이나, 2010.06.03.)


사실 잔소리는 누구나 듣기 싫다. 설령 아이유(IU)가 잔소리를 해도 듣기 싫을 것이다. 더운 여름 잔소리 대신에 시원하게 듣고 싶은 정답을 말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예능에서 신통치 않은 힌트에도 정답을 맞히는 이심전심은 현실에서 보기 어렵다. 말로 잘 표현해야 마음이 전달된다.

"원하는 대답을 듣고 싶다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물어주세요! 그리고 잔소리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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