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맛집이란 이런거구나
중부지방에 비바람이 몰아치던 8월 초. 서울은 연일 물난리가 났다는 기사가 가득했다. 몇년만의 최대강우가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나도 비로 인하여 열차 운행이 중단되어 1시간이면 충분할 퇴근길이 2시간 동안 운행하는 교통편을 찾아 빙빙돌아가야 했었다. 힘들게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다음날 출장을 위해 회사차 대신 기차이용하기로 한 나 자신을 칭찬했고, 그 다음 든 생각은 '기차는 다니겠지?' 였다.
혹여나 방문 약속이 되어 있던 아산시에 비가 많이와 비상이 걸렸을 까 걱정이되어 뉴스 검색도 해보았는데, 다행히도 비는 정말 서울 부근만 쏟아부었던 것 같다.
그렇게 별탈없이 다음날 아침 출장 출발. 기차를 타고 이동하여 아산시에 도착했다. 하늘에 비구름이 가득해 보이기는 했으나 비는 내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약속 장소 앞에 도착했더니, 연락이 온다. 다른 급한 회의가 잡혀서 30분 정도 미뤄야 겠다는 연락이었다. 이미 도착했으나 이럴경우 별 도리가 없다. 알겠다고 하고 근처 카페를 찾아본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넉넉히 왔던 터라 텀이 길어졌다. 커피나 한잔하며 책이나 보다 들어가야지.
커피인생이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손님은 나 혼자 뿐. 커피한잔을 결제하고, 자리에 앉는다. 곧 커피와 사장님의 서비스로 제공된 와플이 등장. 와플의 고소한 향기가 아침을 거르고 온 내 식욕을 자극한다. 그자리에 앉아 뚝딱 해치웠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회의 시간이 되어 회의에 참석하고, 회의를 마치고 나와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가까워 졌다. 여기서 고민. 이 근처에서 먹을 것인가, 다른 곳에서 먹을 것인가. 문득 기차역에서 내리며 근처에 온양온천시장을 본 기억이 난다.
'오늘은 시장 구경 후 점심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온양온천역으로 도착. 길을 건너 골목안으로 들어가보니 온양온천시장이 보인다.
시장을 돌아다니며 보니 국밥집과 칼국수 집이 눈에 띈다. 국밥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한데, 역시나 면러버로써 칼국수 집을 선택했다. 일단 메뉴판에 다른데서 보기 힘든 칼제비가 있는 것도 한몫했다.
이 식당의 메뉴는 잔치국수, 손칼국수와 같은 면류가 주류이다. 계절메뉴로 냉면과 콩국수도 있지만, 상호부터 칼국수라고 하니 칼국수를 안먹어볼수가 없다. 사이드 메뉴로는 만두가 있었다. 그래서 칼제비와 만두를 주문. 메뉴 대부분이 3천원에서 4천원 사이로 가성비가 아주 끝내준다. 내가 주문한 메뉴의 가격도 두개를 합쳐 7천원 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물가가 오르며 회사 근처에서는 대부분 식당이 9천원 부터 시작하고, 만원부터 시작되는 메뉴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4천원 메뉴는 그야말로 '심봤다~~!!'라는 기분
주문한 칼제비와 만두가 도착. 김치도 함께 제공되는데, 여느 칼국수집과 다르게 겉절이 김치가 아닌 묵은김치가 제공된다. 겉절이를 잘 안먹는 우리 집사람은 좋아할 것 같다. 난 둘다 잘먹으니까 어느 편이 제공되는 상관 없다.
만두는 기성품 같은 고기의 감칠맛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양도 작지 않고, 면요리 하나와 주문하면 딱 좋을 정도.
칼제비는 뜨끈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과 수제비가 들어가 있다. 일단 수제비가 공장에서 만들어낸 딱딱한 수제비가 아니라 합격점!. 안에 고명이 많지 않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육수의 맛도 간간하며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오랜만에 시장 구경도 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