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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작가 Jul 06. 2023

유연함과 배려로 여행을 더 행복하게

3편

이번 제주도 가족여행을 하면서 새삼 느끼게 된 것은 유연함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나와 가까운 사람들 그중에서도 가족들에게 더 중요하다. 유연성과 배려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가져야 하는 것인데, 가족들은 가깝다는 이유로 내가 부모, 배우자라는 이유로 간과하기 쉽다.


고백.  늘작가는 타고난 성격과 자라온 환경(고향, 친가)으로 인해 이 두 가지를 잘 갖고 있지는 못했다. 결혼 후 지금까지 무려 28년 동안 고치고 있지만 여전히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죽을 때까지 노력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유연성과 배려를 가지는 것이다. 





여행. 특히 가족여행을 하면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가 종종 생긴다. 가고 싶은 여행지와 맛집 등이 대표적인데, 과거에는 늘작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많았지만, 어느 시기부터(첫 아이 사춘기 지난 이후로 기억된다) 내 생각보다는 가족들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니 정말 신기하게도 여행이 더 행복해졌다.


이번 제주여행 때 생긴 에피소드 2개로 독자 여러분들도 실전 체험(?)을 해 보시길^^



에피소드 1


나의 인생 갈치조림을 맛보다


이번 제주여행 첫날, 첫 맛집을 가게 되었을 때 이야기이다. 아내와 노형동과 연동 아파트 임장을 하다 배가 고파서 일단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 집은 차로 15분 정도 가야 하는 곳이라, 주차장에 있는 차를 빼러 가고 있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 아내 왈~ “이 집 사람 줄 많이 서있네. 맛집 인가 봐. 당신 생각해 둔 집은 좀 머니 이 집은 어때?”(아주 조심스럽게 제안^^)



예전 늘작가 스톼일은 이럴 경우 원래 목적한 집으로 반드시, 꼭 가야만 했다.  좋게 말하면 계획적이고 목표 지향적, 나쁘게 말하면 융통성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살아보니 이렇게 하면 득보가 실이 훨씬 많은 것을 깨달은 후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있다. (현재 진행형^^)


아내가 이렇게 말하자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쿨하게 “그래 당신 말대로 이 집에서 점심 먹지 뭐"  


아내가 이런 빠른(^^) 나의 반응을 보고, “와, 당신 진짜 많이 변했다. 예전 같았으면 내 이야기 한 귀로 듣고, 두 귀로 흘렸을 텐데.ㅎ”


기다리는 동안 검색 해 보니 이 집 시그니처 메뉴는 갈치조림이다. 20분 정도 기다린 후 들어가서 갈치조림 2인분 시켰다. 갈치조림 시키면서 본 메뉴판이다.


이 문구 넘 맘에 든다. ※ 낚시 바늘 주의 ※ 살다가 식당에서 이렇게 생선에 있을지도 모르는 낚시 바늘 조심하라는 문구 처음 보았다. ^^


오늘의 일용할 양식 갈치조림 납시오.


대박! 비주얼 보소. 갈치도 큼직하고…. 조심스럽게 낚시 바늘 있는지 살펴보고 먹어보니



내 인생 갈치조림 맛집으로 등극. 갈치도 통통하고 무도 넘 맛났다. 내가 아무리 다이어트한다고 해도 이건 못 참겠다. 공깃밥 하나 추가요! (최근 10년 동안 식당에서 공깃밥 추가한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ㅋ)



밑반찬도 모두 맛났는데, 특히 이 메뉴



'게우젓'이라고 하는데, 전복 내장을 삭혀 갖은양념을 해서 소라와 함께 담은 것인데, 이 밑반찬만 가지고도 공깃밥 두 그릇은 뚝딱할 정도로 맛났다. 가게에서 따로 이 반찬만 포장해서 팔았는데, 제주도 장기 여행하는 분들은 게우젓을 이 집에서 사서 두고두고 먹으면 좋을 듯하다.



논짓물


 

이 뜻은 "제주 용천수(지하수)인 민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 글 적으면서 찾아보니 제주도에 '논짓물/이라는 유명한 해수욕장도 있었네. 서귀포 중문에 있다고 하는데 다음에 꼭 가봐야겠다.




논짓물 이 식당은 알고 보니 유명한 집 특히 제주 시민들이 애용하는 집이었다. 작년 1월 제주도 여행 후 여행기 적었을 때 블로그 이웃 분들도 추천을 많이 해 준 집이었다. 이후 제주여행하면서 갈치조림 2군데 더 먹어 보았지만, 이 집이 최고였다. 초강력 추천 맛집!



이렇게 유연하게 대처하니 내 인생 갈치조림 맛집을 경험하게 되는 얻어걸린 행문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



에피소드 2



가던 길도 돌아가자



첫날 오후 6시 30분경, 환한 웃음으로 엄마와 재회하는 우리 사랑하는 아들(대딩 4)과 딸(대딩1). “드디어 우리 가족 완전체 제주여행 시작이다”


늘 ~ : 애들아 배 고프지? 오늘 저녁 어디로 먹으러 갈까? 너희들이 가고 싶은 곳 말해줘.”


아이들 : “아빠가 보내준 후보 식당을 보았는데 좋아 보였어요. 오빠가 고등어회 먹고 싶다고 하니 물항식당으로 가요”


늘~ : “오케이, 출발”


물항식당은 제주의 노포 맛집이다. 아주 오래전 23년 전, 제주도에 왔을 떼 이 물항식당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등어회를 먹었던 식당이다. 물항식당으로 가고 있었는데… (물항식당 최근 후기를 보니 예전의 그 명성은 아닌 듯하다)



아들 : “앗, 고국수집이다. 공항에서 가깝네. 이 집 친구들이 맛나다고 했었어요.”


운전 중이라 무심코 듣고 계속 가다가,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


늘 : “너희들이 만약 저 식당 가고 싶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해 줘,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으니 차 돌리면 돼. 아빤 다 잘 먹으니 괜찮아.”


아들/딸 + 아내 :  “차 돌릴 수 있어요? 길도 좀 막히는데. 솔직히 우리는 저 집 돔베국수와 문어튀김이 더 땡기긴 해요. 그런데 물항식당도 좋아요.”


예전 늘작가 같으면 이럴 경우 원래 식당으로 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변했다. 바로 차를 돌렸다. 생각보다 많이 둘러가고, 퇴근 시간이고 차도 막혀 가족들이 미안해하길래, "Don't Worry! 걱정하지 마. 예전의 아빠가 아니잖아? 그리고 우리에게, 아빠에게 지금 넘치는 것이 시간인데 무슨 걱정이야."


내가 왜 이곳에 왔는가? 나를 위한 것도 있지만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 먼저이다. 나 스스로도 참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기분 좋은 마음으로 차를 운전하고,



고국수집 도착. 내부로 들어가니 깔끔하고 특히 이 연못이 압권이었다. 이곳에 각종 새들도 자주 온다고 한다. 


첫날부터 운수대통이다. 우리가 도착한 후 창가 쪽 자리가 바로 비어서 자리를 옮겨서 주문을 했다. 우리 가족들은 음식을 시킬 때 메뉴를 골고루 시키는 편이다. 각자 주 메뉴는 있지만 조금씩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래 네 가지 국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ㅎ



이 집 존 맛집. 모든 메뉴 다 맛나는데



문어튀김이 그중에서 제일 맛났다. 문어튀김은 국산과 중국산이 있었는데, 당근 국산으로 주문했다. 물항식당에게는 미안하지만 여기가 훨나은 듯 ㅋ 이렇게 해서 제주도 짱 맛집 하나 찾았다.


이 케이스뿐만이 아니라, 여행하는 내내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마지막 갔었던 애월빵집 카페의 경우 지금까지 지나왔던 곳이라, 거꾸로 30분이나 차를 돌아가야 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내 인생 카페를 또 경험하게 되었다.




늘작가 인생노트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고집과 자기주장이 강해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기 쉽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점점 나 혼자 세상이 되고 타인과 세상과 교류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이런 사람들과는 만나거나 말 섞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나이가 들수록 귀와 지갑을 열어라고.


여행. 나 홀로 여행이야 상관이 없겠지만 가족, 다른 사람과 하는 여행에서는 귀와 지갑을 더더욱 열어야 한다. 만약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나 맛집만 고집을 한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가족일수록 더 유연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다녀야 한다. 그렇게 하면 여행이, 인생이 더 행복해진다고 확신을 한다.



이날 저녁 고국수집에서 맛난 저녁 먹고 숙소인 휘닉스제주 섭지코지를 빠른 산간도로 대신 해안 도로 타고 갔다. 제주 밤바다라도 보고 가자는 아빠 제안에 아이들이 흔쾌히 "좋아요"해서. 이렇게 멋진 사진과 추억을 덤으로 또 만들었다.



어디 여행 뿐이겠는가? 인생 살아가면서 남을 배려하고 유연한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을 것이다.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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