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세월 빠르다. 부장 팀원으로 살아온 지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늘 : 이 글은 2022년 7월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재편집한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은 더더욱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회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지금 내 나이 57세인데, 이 나이에 현직 그것도 처음 밥벌이한 회사 신입사원에서 쭈욱~ 이렇게 출근하는 사람은 요즘은 국보급이다.
그런데 주위를 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회사 출근하는 것에 스트레스받고 싫어한다. 나이와 직위를 떠나서 그런 분들이 많고, 오늘처럼 월요일 아침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회사의 명퇴를 거부하고 회사를 버티면서 다니시는 분들 중에서도 많다.
늘작가도 물론 그런 때가 있었다. “언제 그랬을까?”생각해 보니, 30대 중후반에 상당히 심각하게 40대 후반에 가볍게 이렇게 두 번 있었다.
고난, 시찌프스 신화 (by 늘작가)
첫 번째 슬럼프 30대 중후반
이때가 되니 입사 후 패기도 없어지고, 조직의 쓴맛도 알게 되고, 하는 일도 재미가 없어지게 되더라. 나는 무한한 능력이 있는데 회사는 몰라주는 것 같고. 나보다 못한 인간들은 승진 탁탁하는데, 나는 승진 탈락까지 했다. 회사에서 경력으로 입사하는 사람들은 나보다 못한데도 높은 연봉을 받는데, 내 연봉은 왜 이렇게 작지? 내가 이 회사 계속 있어야 하나? 이 회사 나가서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창업한 선후배 동료들은 잘 나가던데, 나도 나갈까? 이 때는 회사 출근길이 너무 힘들고 싫었었다.
하지만 이 고비를 무사히 잘 넘기고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서 나의 직장 리즈 시절을 보냈다.
두 번째 슬럼프 40대 후반
이 연령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고비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임원이 되지 못하는 분들이 그렇다. 나역시 해외 주재원 만 6년 생활을 하고 본사로귀임해서다니다가 40대 후반이 되었다. 이때또 한 번슬럼프에 빠지고 회사 출근길이 힘들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임원 달 수 없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곧 50살이 되는 데, 이 회사에서 버틸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때려치우고 사업을 해야 하나? 아니면 회사 옮겨야 하나?
이 두 번의 슬럼프를 겼고 느낀 점이 있다.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회사에 불만 가득하게 다니면, 해결이 되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나의 경험으로는 그렇게 하면 쌓이는 것은 스트레스이고, 심하면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회사를 다녔을 때는 고과도 좋지 않았다. 이런 내 마음이 회사 생활에 투영될 테니까 당연한 것이다.
회사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이렇게 생각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나중에 어떻게 되든지회사 다닐 때는 투덜이 되지 말고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다니자.
그리고 내가 이 회사 나가면 경쟁력 있나? 지금 받는 월급 반이라도 받을 것 같나? 대안 없이 회사 때려치우면, 우리 가족들 생계 어떻게 하나? 내 나이 지금 몇 살인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바라보자.
오늘 우리가 투덜거리면서 마지못해서 가는 이 출근길은, 취업을 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이 땅의 젊은 분들, 지금 어렵게 사업을 하고 있는 자영업자 분들, 회사에서 퇴직자 분들, 수많은 이 땅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녀들이 간절히 가고 싶어 하는 소중하고 귀한 출. 근. 길.이다.
출근길 (출처 : Utoimage)
이런 생각을 하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브런치스토리 독자님들의 출근길이 행복한 길로 변할 것이다.
물론 평생 직장인으로 살라는 것 아니다. 버티면서 스트레스받으면서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계속 다니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나서는 출근길을 대안 없이 투덜거리지만 말고다닐 때만이라도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생각을 한번 바꾸어 보자.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차장 중반 정도부터 좀 더 구체적으로는 임원의 꿈을 접은 이후부터 아이러니하게도 출근 길이 오히려 행복해졌다. 회사에서 별을 달겠다는 출세와 성공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회사 일은 더 잘 풀리고 인정도 더 잘 받았다. 그리고 임원이 아니라 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회사생활을 하였다. 그리고 재작년 연말(2020년 12월 중순)에 명퇴를 거부하고 부장 팀원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초창기 고비를 넘긴 후 출근길이 더 행복해졌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이야기하고 마무리한다. 오늘은 어제 죽은 분들이 그렇게 간절히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이다. 오늘 출근길은 어제 직장에서 잘린 분들이 그렇게 간절히 가고 싶어 했던 내일 출근길이다. 이 땅에 모든 직장인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