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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작가 May 03. 2022

옷. 브랜드 옷에 대한 나의 어린 시절 추억

#10 인생 스케치

어제 아침 블로그에 지난  늘작가 가족 쇼핑 이야기를 올렸었다. 저녁에 <린님>이 댓글을 주면서 옷은 주로 동대문 현대아울렛에서 산다고 하였다. 린님께  댓글을 달다가, 라떼야 시절인 대딩 때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옷을 산 추억이 나더니 급기야 초딩 시절 옷. 당시 내가 너무나 입고 싶었던 옷 브랜드 이름까지 생각이 났었다.  추억의 댓글을 달다가 오늘 브런치 글을 올리게 되었다.


블로그 댓글

블로그 글

이 글인데, 브런치 독자님들 중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세요.


특히

브랜드 옷

을 입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누구나 다 명품 브랜드 옷을 입고 싶어 하지만, 일단 너무 비싼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나 역시 입고 싶은 해외 명품 의류 브랜드들이 있다. 나의 로망 브랜드는 에르메스이다. 이 외에도 몽클레르,  톰브라운, 버버리, 프라다 등등. 구두는 발리, 소품은 몽블랑을 좋아한다. 이 브랜드 중 몇 개는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명품 브랜드에 대한 Needs가 많지 않다.


이런 브랜드 특히 옷에 대한 욕망은 어린 시절에는 더 있었던 것 같다. 단 당시는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가난했었고, 브랜드 옷이라고 해봐야 국내 그것도 보통 이하 정도였지만.


위크엔드(WEEKEND)

혹시 이 의류 브랜드를 아시는 분 계실까요? 만약 이 브랜드를 알고 있다면 50대 이상일 것이다. ㅋㅋㅋ 구글 이미지 검색 어렵게 해서 찾은 이미지.

좌상단에 있는 저 물결 표시의 배 모습 WEEKEND. 이 브랜드는 내가 초딩 4학 년 때 00리 00 부락에서 △△읍으로 전학 왔을 때 처음 본 옷 브랜드였다. (늘푸르게는 시골 깡촌 출신인데, 아버님이 출세하여 3~4살 때 지방 대도시로 갔었다. 그 시절부터 초딩 2학 년까지가 내 인생에서 제일 잘 살았던 시기였다. 지금보다도 더 잘 살았다. 그리고 아버님께서 폭망 하여 초딩 2학년 고향인 00군 00리 00 부락 - 20호 정도 깡촌 -으로 낙향해서 세 끼 밥도 못 먹고살았었다. 그러다 초딩 4학년 여름에 읍내로 직장을 얻어 이사를 하게 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미 블로그에 했었다)


지방 대도시에 살았을 때는 무지 좋은 옷 입고 다녔지만 망한 후 깡촌에서 살 때는 옷은 추위 막아주고, 몸 부끄러운 부분 감춰두는 옷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계절별도 단벌 수준이었다. 전학 오니 읍내 친구들 중에서 물결 파도와 배 모양의 옷을 입은 친구들이 몇 명 보였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런 옷 브랜드 입은 친구들은 모두 다 읍내 유지 친구들이었다.


이때 나에게 인생 첫 옷 로망 브랜드가 생겼었다. 위크엔드. 위크엔드. 저 옷 한 개만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하지만 우리 집은 사글세에 사는 상황이라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었다. 물론 부모님께 위크엔드 옷 사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고. 그렇게 지내다가 중학교를 들어가게 되었다.


늘작가 중딩 시절

짜잔! 온라인에서 최초 공개하는 늘작가의 중딩 때 전면 모습.

중 3 가을 소풍 때

이 사진 속 네 명은 반장들인데, 이 중 한 명은 지난주에 늘작가 집 옆 식당에서 저녁 먹은 절친이다. 이 친구는 나와 초딩, 중딩 그리고 같은 대학교 같은 학과 다녔다. 늘~퀴즈) 이 사진 속에서 늘작가는 누구일까요?^^


중학교에 들어가니, 교복을 입었다. 나는 교복을 입는 것이 너무 좋았다. 왜냐면 브랜드 옷 입고 다니던 친구 부러워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주말이나 방과 후에까지 교복을 입고 다닐 수는 없었기 때문에 자유복, 브랜드 옷에 대한 갈망은 항상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나에게(아마 형과 여동생에게) 파란 물결과 배가 그려진 '파란 바탕에 하얀 점이 있는 라운드 긴 팔 티' 하나를 주셨다. 지금도 어제 일처럼 또렷이 디자인이 기억이 나다. "위크엔드다!" 내 평생 옷 득템으로 가장 기뻤던 날로 기억이 된다. 어머니께서는 자식들에게 좋은 브랜드 옷 하나 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마음먹고 읍내에서 인근 중소도시로 가서 이렇게 위크엔드 옷을 사 가지고 오신 것이었다. 어머니는 아마 몇 년 준비하셨을 것이다. "어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때 위크엔드 사주셔서." ^^ 그 위크엔드 옷은 사이즈가 좀 컸다. 아마 오래 입으라고 ㅎ 그 위크엔드 옷 대학교까지 입고 다녔다. 혹시 고향집에 가면 있을지도^^


아버지는 8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어머니는 아직 살아계시고 건강하시다. 어머니 모시고 모레(5/5) 고향에 간 후 이번 주 지방에 있는 형 딸 결혼식에 참석한다. 이번 옷 시리즈 글을 적게 된 동기가 결혼식에 입을 아들과 딸 옷 사면서였다.


늘작가 고등 시절

그래 맞다. 늘작가는 대한민국에서 공식 교복 마지막 세대였다. 이것 공개하면 나이 알게 되는데, 할 수 없지 뭐. 1982년 가을이었구나. 대한민국에서 교복이 없어지고 자유복으로 바뀐 시기가. 이 사진 속이 있는 친구 한 명도 절친이다.  이글 적으면서 위 2개 사진을 고향 절친 단톡방에 보냈다.

교복에서 자유복으로 바뀐다고 하니 많은 친구들이 좋아했지만, 나는 전혀 기쁘지 않았었다. 나뿐만이 아나리 반에서 가난한 시골 출신 친구들은 대부분 싫어하고, 이 도시에 사는 부자 친구들은 좋아하고. 그렇게 중학교부터 고2까지 옷에서, 메이커 옷에서 해방은 이때 끝이 났다.


지금도 나는 학생 때는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는 교복을 모두 입어야 한다는 쪽이다. 개인적으로 과거보다 지금이 옷에 대해 민감하고 옷에 의한 빈부 격차가 심하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옷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는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행히 요즘 거의 대부분 중고등학교가 교복 세대로 다시 돌아가서 너무 좋다.


늘작가 대딩 시절
대학 1년 기말고사 후 여행. 설악산 울산바위 입구에서

라떼야 시절에 옷 스타일은 이랬다. 중고딩을 대부분 교복을 보낸 후 대학에 들어와 보니 모두 사복(자유복)이라 학과 친구들 중에서도 부자와 가난한 친구들은 옷에서 바로 드러났다. 하지만 다행히 그때 내가 다녔던 학교와 학과에서는 가난했던 집안(서울이나 지방 모두)이 많아서 옷에 대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이 지냈다.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다 그렇고 그런 옷차림 ㅋ 저 사진 속 친구들 1~2명 외에는 모두 지금도 학과 송년회에 나오고 있고, 3명은 절친이네 ㅎ


그래도 가끔 옷을 사고 싶을 때는 이곳에 갔었다.

동대문 평화시장
#출처 : 우리문화신문. 2019.8.24

린님이 말해준 동대문 현대아울렛. 그 아웃렛이 있는 동대문 아웃렛 부근이 왼쪽 저 모습이었을 때가 있었다. 다. 동대문 평화시장은 1960년부터 ~ 80년대 중반까지 한국 의류산업의 메카였다. 디자인 - 생산 - 판매가 모두 이루어졌고 대한민국 수출 효자 품목이었다. 하지만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착취로 전태일 열사 분신 사건으로 한국 노동운동의 성지가 된 곳이기도 하다.


80년대 동대문 평화시장은 국내 최고 브랜드 아웃렛이었다. 이곳에 가면 남대문 의류상가 무명 브랜드 옷과 비슷한 때로는 더 싼 가격으로 좋은 옷을 득템 할 수 있었다. 대학 때 돈이 없어서 옷은 몇 개 사지 못했지만 그래도 옷 사러 가면 항상 이곳에서 샀다. 덕분에 나는 국내 브랜드 중에서 이름 있는 옷을 입고 다닐 수 있었다 ㅋ  그런데 당시 이곳을 아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대학생 때에는 학생 운동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재벌들을 부르주아라고 부르면서 싫어해서 브랜드 옷에 대한 관심도 거의 없었다. 일부 금수저 친구들만 이름도 모르는 옷 입고 다녔고. 그러던 촌놈 늘작가가 사회로 나가게 되었다.


늘작가 직딩 시절


늘작가가 본격 네임드 브랜드 사기 시작한 것은 직장에 들어와서였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샐 줄 모른다고. 직장에 들어와서 유명 백화점 매장에 가서 나름 브랜드 옷 턱턱 사 입고 다녔던 부끄러웠던 낑깡 시절이 있었다. 그 이야기는 내일 블로그 글에서 이어서 하기로 ^^


또 To Be Cont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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