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아 큰일났어”
며칠전 친구에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자녀가 친구와 싸운 문제가 커져서 엄마들 싸움까지 됐다는 이야기를 하며 하소연을 해왔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일어났다. 싸운 후 아이와 엄마 모두 자신들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아이나 엄마가 속해 있는 커뮤니티 , 즉 무리에서 이탈될까봐 걱정이 돼서 조언을 구하는 것이었다.
혼자 있으면 큰일 나는 것일까? 무리에서 이탈되면 아이가 학교생활 하는데 힘들까?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이것이 문제가 될수 있다. 무엇보다도 소속감이 중요한 시기이니까.
그러나 엄마들의 경우에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무리에서 얻는 정보라는 것도 실상 그다지 중요한 것도 아니고, 나의 아이에게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알수 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그렇게 말해주었다. 너부터라도 겁내지 말라고, 인생은 항상 혼자인 거라고, 아이에게도 그 친구 말고 다른 좋은 친구들도 많이 있고, 모든 친구들이 다 너를 좋아할 필요는 없으니, 겁내지 말고 다른 너에게 맞는 친구를 찾아보자고 말해주라고 말이다. 엄마의 불안이 아이에게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니, 니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아이를 지지해 주라고 말이다.
어떤 모임을 하다보면, 모임 중간에 나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나 느낌을 듣게 되는 때가 있다. 이럴때마다 내가 듣는 단골멘트는 “편한사람” “정보가 많은사람”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왜 편한 사람인가. 나는 어떤 면에서 정보가 많은 사람인가 말이다. 정보라는 것은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거나, 사람을 만나서 들은 내용들일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생활을 하지도, 어떤 무리에 속해서 하는 활동도 싫어하는 편이다. 내가 유일하게 속해 있는 모임은 종교모임 단 한군데에 속해있다. 그러므로 내가 아는 정보는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거나 에서 온 정보일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많이 안 읽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독서 모임에 나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독서 모임도 하고, 책을 많이 읽고 있다.
흔히 험한 세상이라고 말한다. 내가 어렸을 때, 항상 공부를 못하건, 잘하는게 없어도 우리 부모님은 항상 우리 3남매를 응원해 주셨다. 그런 덕인지, 3남매 모두 공부는 못하지만, 자존감이 떨어지지은 않았던거 같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말이다. 나의 경우는 친절하고 편안하지만, 나에게는 기준이 있다. 어떤 일이 생길 때 내가 할수 있는일 할수 없는 일을 구분짓는 일이다. 남이 어떠한 부탁을 해왔을 때, 나는 못할거 같으면 즉시 거절한다. 덮어놓고 한다고 해봤자. 즐겁지도, 그 일을 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다.
그래서 어떤 시기가 왔을 때, 이 힘겨움을 이겨내야 도약하고 발전할수 있다는 아쉬움도 들기는 하지만, 아직까ᆞ지는 그런 모험을 할 만큼 즐거운 일을 찾아내지 못해서 현재는 할수 있는 일에만 예스라는 대답을 내어놓고 있다.
남에게 편안하다는 소리는 그만큼 다툼의 횟수가 적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님의 책을 보면, 모든 화나 불안은 두려움에서 온다고 한다. 나에게는 이런 두려움이 적은 편인 듯 하다. 그래서 화를 덜 내게 되고, 그것이 나의 인성처럼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화를 내서 얻는 유익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화를 내는 그 순간에는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하나, 돌아서면 인간관계의 틀어짐이나, 나의 화로 상처를 입은 사람만이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