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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저녁이 행복해지는 방법

by 애지

전날 잠을 설쳐 아침부터 매우 피곤하고 졸렸습니다. 출근 후 갑자기 먹은 단백질 셰이크에 위장이 놀랐는지 갑자기 구토까지 해서 몸은 더욱 지치고 피곤해져 갔어요. 가끔 휴게실에서 몸을 뉘이고 휴식을 취하다가 일을 하다를 반복.


퇴근 시간만을 기다려 녹초가 되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입맛도 하나도 없었고 그저 누워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그래도 속이 비면 또 입덧을 할까 싶어서 겨우 식탁에 앉아 엄마가 해주신 닭볶음탕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한 입 먹었더니 너무 맛있어서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어요. 역시 엄마 요리가 최고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화시켜야 한다며 거실을 왔다 갔다 걷다가 요즘 좋아하는 책을 들고 거실 창가 앞 리클라이너에 앉았어요.


여름 끝자락 푸르른 나무를 마주한 창문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 학창 시절 좋아했던 비틀스의 노랫소리로 들려오는 사랑하는 이의 흥얼거림. (비틀스의 헤이주드를 따라 부르는 엄마의 경쾌한 목소리에 웃음이 터졌다. 자주 틀어드려야 할 듯.) 그 사소하지만 특별한 행복의 순간들.

월요일 저녁이 이토록 행복할 수 있다니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퇴근 후 침대에 누워 쇼츠나 소비성 영상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낼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행복이었어요. 매일 똑같은 행동으로는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월요병으로 지치고 힘든 월요일 퇴근 후 저녁. 그저 나의 남은 시간을 소비하며 보내기보다는 그동안 하고 싶은데 실행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잠시라도 해보세요. 기분이 훨씬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되실 거예요.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책 한 페이지 읽기, 집 앞 10분 산책하기, 스쿼트 20개만 하기도 괜찮아요.

여러분의 월요일이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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