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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Nov 18. 2023

1. 우리: 공동체

제7장 공동체에 대하여

영어로 우리(We)를 나(I)와 너(You)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말의 우리란 나와 네가 아니다. 나+나와 관계 맺고 있는 집단을 뜻한다. 즉 내 공동체를 의미한다. 한국인이 외국인과 이야기할 때 우리나라라고 말하면 나와 너의 나라가 아니라 나와 내 공동체인 국가, 즉 한국을 말한다. 외국인은 한국이라는 공동체 일원이 아니므로 우리에서 제외된다.


나 살기 분주하고, 내 행복을 추구하기도 바빠 공동체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한다. 어떤 철학자는 남 신경 쓰지 말고 자기에 집중하며 고독을 즐기라고 한다. 나에게는 철딱서니 없는 주장으로 들린다. 부모집에서 방 하나 차지하고 남과 관계하지 않으며 긴 기간  때리고 있어 봐라. 내가 행복하고 부모가 행복한지? WHO 연구에 따르면 무기력해지고 우울증 걸리기 십상이고 심혈관 질환이 30%가량 늘어난다고 한다. 또한 부모 속 터져 잔소리가 늘어날 확률이 높다. 남과 관계가 좋으면 그건 잘 유지하고 자기중심 잡는 부분만 보완하면 된다. 남이 어찌 살든 자기에게만 집중하는 탈출구로 도망치다 보면 혼자 못 사니까 자기만 외로워진다. 인간은 독립적 존재이자 사회적 존재이므로 자기중심 잡고 남들하고 관계도 좋을 때 외롭지 않고 행복을 느낀다. 수양해서 자기는 행복하더라도 관계가 안 좋으면 그 행복은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이다.


아내와 싸웠고 애들 학교 자퇴하고 싶어 하며 학원 안 가고 제멋대로 했다. 형제자매와 싸워 갈등 중이고 부모님 말씀 안 듣는다고 오지 말라고 하신다. 처갓집에서 딸 고생시킨다고 한 소리 들었다. 회사에서는 상사가 이것밖에 못하냐고 대놓고 짜증 냈다. 동기와 승진 경쟁하고 있고, 하참은 하찮은 일 시킨다고 대들었다. 회사는 실적이 안 좋아 분위기 나쁘고 구조조정하기 시작했다.


사는 지역의 물난리로 가구, 전기제품, 이불 등 물에 잠겨 다 못 쓰게 되었다. 나라는 매월 경상수지 적자를 보고 있고, 환율이 올랐으며, 물가 뛰어 밥 사 먹기 무서웠다. 옆나라와 사이 안 좋아 긴장 상태며, 대치중인 나라와 전쟁 나 피난 갔다.


물은 공장 폐수로 인한 오염과 적조현상 때문에 마음대로 마실 수 없다. 공기는 매연과 황사로 오랫동안 마시면 폐와 기관지 안 좋아지는 정도로 되어 버렸다. 방사능 오염으로 바다에 사는 생선과 소금 먹기가 꺼림칙하다. 하늘에 오존이 뚫려 자외선으로 피부암이 걱정되고, 어지러움과 두통 증상도 있다. 대기 온도는 올라 폭우와 가뭄이 나타나고, 북극과 남극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점점 높아져 해안가 물에 잠겼고, 내가 살고 있는 곳도 언젠가 물에 잠길 것 같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수양과 운동으로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내 행복은 나에 달려 있다. 그러나 나만 행복해서는 행복할 수 없다. 나와 남(환경 포함) 즉 우리가 행복해야 내 행복이 온전할 수 있다.


행복하려면 먼저 개인들 각자가 수양과 운동으로 몸과 마음의 행복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각자 행복을 추구하다 보면 개인 간에 갈등이 발생하고, 부딪힌다. 내 행복으로 인해 남의 행복이 줄어들거나 남의 행복으로 인해 내 행복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개인이 행복을 추구할 때 일부 제한할 필요성이 생긴다. 내 행복 추구로 남이 해를 입으면 안 된다. 나도 그대로 당하기 때문이다. 내 행복과 남 행복이 어우러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공동체주의가 등장했다.


전체가 있어 부분으로 나누는지 아니면 부분이 모여 전체를 이루는지 질문을 할 수 있다. 공동체주의는 전체가 있어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는 논리고 자유주의는 부분이 모여 전체를 이룬다는 입장이다.


과거 자유주의 제도하에서 개인의 행복 즉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공동체의 행복이나 개인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 이기주의가 팽배했고, 부의 편중 현상이 발생했다. 자본을 축적한 부르주아들이 권력자로 등장했다. 1970년대 후반 자유주의보다 개인의 권리 보호를 더욱 중요시하는 신자유주의가 등장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정부의 간섭 최소화, 기업가의 자유로운 경제활동 보장과 세금 인하를 요구했다. 이런 정책 시행으로 소득 격차가 더 심해졌다.


20세기 후반 자유주의의 무책임, 윤리 상실, 소득 격차 심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체주의가 등장했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와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의 입장을 절충한 사상이었다. 공동체주의자는 개인을 공동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본다. 개인은 권리가 있지만 공동체 일원으로서 책임도 있다.


내 행복과 남 행복이 어우러지기 위해 제시하는 기준이 공동체 가치다. 미국의 정보책임재단에서 공동체 가치로 공익성, 진취성, 지속가능성, 상호 존중, 공정성을 공동체 가치로 제시했다. 공동체 가치로 상호 이익(공익)과 상호 존중이면 충분할 것 같다. 나도 좋고 남도 좋으며(공익), 나도 존중하고 남도 존중한다(상호 존중).


나만 좋은 경우 남은 피해를 입고 떠나서 내 일도 잘되지 않는다.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유지될 수 있다. 또한, 내가 존중받으려면 먼저 남을 존중해야 한다. 존중받지 못하는 남이 나를 존중해 줄 리 없다. 나와 남이 존중하고 존중받는 상호 존중하는 사회는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연대한다. 성별, 지역 등으로 인한 차별, 불평등, 불공정 등이 감소한다. 서로 싸우지 않아 갈등이 줄어든다.


상호 이익(공익)에 따라 의사결정을 했을 때 손해 보는 개인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손해 보는 개인의 동의 절차를 밟는다. 개인의 행복을 무시하고 공익만을 강조하면 전체주의나 권위주의로 변질된다. 공익을 강조한다고 공동체의 행복이 얻어지는 게 아니다. 독재자도 명분으로 공익을 내세우고 공익을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이 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공동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에 영향력을 미치는 교육제도와 정치제도에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학교에서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에 대해 가르치고 수양, 명상, 맨발 걷기, 자기 존중, 공감 등 행복 체험하는 즐거운 그림을 그려본다.


정치적 의사 결정 시 공동체 가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정치 행위는 개인에게 하는 행위가 아니고,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상호 이익(공익), 상호 존중(기본권인 자유와 평등 존중)을 기준으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상상을 하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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