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1길(하), 성산일출봉과 광치기 해변
「당신이 남긴 빚으로 인해 팔려가던 검은 밭갈쇠의 마지막 눈빛에서 이별의 아픔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어 울고, 열 살 누나가 학교를 그만 둘 때 현실이 얼마나 혹독한가를 알게 되어 울고, 울고 또 울던 우리가 학교 운동회 날 남들은 아버지 손을 잡고 잘도 달리는데. ㆍㆍㆍㆍㆍ 」
<제주4.3희생자위령비 추모글, 2010년 11월 5일>
누가 알까
그때 총과 칼 그리고 죽창에
찔리고 찢기고 밟혀 죽임을 당한,
그걸 목격한
저 앞바다의 통곡을,
구천을 맴도는
한 맺힌 영혼의 절규를,
그 아픈 역사의 파편들을,
말 없는 현장의 돌담 벽에
붉은 동백꽃잎으로나 새겨둘까
하얀 국화잎 한 잎, 한 잎 떼어
해해 연연 조각난 세월로 붙여둘까
<4.3희생자성산유족회, 2017.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