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숨비소리 13화

수박

수박 논쟁을 보면서

by 정순동


수박이란


박과에 속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열대 아프리카가 원산지다. 우리나라에 수박이 도입된 시기는 고려 때로 추정된다.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는 고려를 배신하고 몽골에 귀화한 홍다구(洪茶丘)가 개성에 수박을 심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수박은 한자말로 서과(西瓜)·수과(水瓜)라 한다. 흰색 털이 있고 마디에 덩굴손이 있는 수박 넝쿨의 원줄기는 땅바닥을 기면서 자란다. 10∼18㎝ 길이의 잎은 달걀을 세로로 자른 면과 같이 한쪽이 넓고 갸름하게 둥글며 규칙적이지 않은 톱니가 있다.


꽃은 암꽃과 수꽃이 같은 포기 위에 생기는 한집꽃으로 노란색이다. 열매는 살과 물이 많으며 씨앗이 있는 열매인데 원형 또는 타원형이다.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는 '씨 없는 수박'으로 개량종을 만들기도 했다. 겉의 색은 여러 가지이다. 과육은 수분이 많아 달다. 색깔은 빨간색이 많지만 노란색과 흰색인 것도 있다.


수박은 참외와 함께 우리나라의 여름철 대표 과일이다. 특히 소변불리, 수종, 신장염,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수박 논쟁이 화제다.


지방선거에 참패한 민주당에서 연일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은 발언을 하는 민주당 국회의원을 은유적으로 묘사하는 말로 '수박'이라 한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이야기한다. '수박'이라 지목된 의원들은 듣기가 불편한 것 같다. 급기야 새로 선출된 비대위원장이 '수박'이라고 조롱하는 의원은 엄벌하겠다는 말까지 하여 그 파장은 더욱 증폭된다. 일반 당원이 아니라 같은 의원이 조롱하는 말을 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당의 정체성과 어긋나는 언행을 하는 의원을 먼저 단속해야 맞는 것 아닌가.


사실 '수박'이란 은유는 어제오늘 있던 말이 아니다. 그렇지만 문재인 대표 시절에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를 하면서 딴살림을 차려나간 사람들을 '수박'이라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최소한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 후엔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지 않았나. 그중에는 다시 돌아온 사람도 있지만 자숙하고 있지 않은가.


겉과 속이 다르면 수박이라고 할란다.


제발 전 국민의 뜻은 몰라도 당원들의 뜻은 왜곡하지 말았으면 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강성 문팬이니, 강성 친명이니 하고 작명하지 마라. 그저 예나 지금이나 진보의 가치만 따를 뿐이다. 겉과 속이 다르면 수박이라고 할란다. 그렇지만 달고 시원한 수박을 비하할 뜻은 없다.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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