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길목에서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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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러 갈래의 옷으로 사는


계절이 아미 곁으로 다가와 있다


긴 옷이 필요한 아침의 바람,


긴 옷이 무척이나 무게로 다가오는 햇살 가득한 낮


그 경계선에서 가을을 생각한다


노랗게 영글 열매들을 떠올리고


어깨에 닿는 차가워지는 물을 만난다


하루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날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이 또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도돌이표가 되는 생각은 방향을 잡지 못한다


자꾸만 만나고 싶은 파란 하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길들의 실루엣


활자를 가까이해야 할 시간들이라고 얘기하지만


책은 사고의 언저리에서 멀어져 있다


내 마음에 바람이 불고


계절은 그 마음이 아니라도 달음질하고 있다


하루를 여러 가지의 옷으로 사는


계절이 벌써 내 눈썹 가까이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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