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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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에 그리 마디고 더디던 시간이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고 길었던 시간이


이제는 눈에 보이고 너무 쉽게 흐른다


너무 환하게 보인다


그 보임이 맑은 날 앞산을 바라보듯 섬세한 나무줄기까지


통으로 만나게 한다


더러는 아득한 그림도 좋으련만


더러는 미지의 나라를 헤매는 것도 좋으련만


어제 걸었던 길, 내일 걸어야 할 길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일진대 차이가 많이 나며


밝은 햇살 아레 놓인 듯 너무 선명하게


내 어깨를 감싼다


망각이라는 기이한 수단이 있지만


그런 가운데 문득 찾아오는 시간은 더욱


길을 망설이게 한다


이제는 시간을 놓아버리는 일이 좋을 듯하다


시간을 억지로라도 밀어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꿈을 꾸 듯 그리 노래를 부르는 일도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일도


즐거움 담은 내 노래가 되길 염원하며


영원이란 말도 가슴에 쌓이는 것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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