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벽 사진들을 들춰보고 있다
추억은 혼자 있을 때는 좋은 친구가 되는 모양이다
어느 화사한 봄날의 풍경이다
연못에는 꽃잎들이 꽃잎차인 듯
꽃잎과 물이 범벅이 되고 있다
그 공간에 식구들이 바이러스를 피해
한 때의 넉넉한 기운을 만나고 있다
당시만 해도 하루 확진자는 몇 백이었는데
거리두기는 그리 난리에 난리를 더했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몇 천 명으로 나오고 있고
신종 바이러스도 극성을 부리는데
정부는 어쩌질 못하고 있다
양치기 소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더욱 힘겨운 삶의 현장에서 무덤덤하게 생각하고 타성에 젖게 만든
바이러스의 위기가
못내 걱정스럽다
이 사진이 화사하게 머물렀을 때는 그래도 안전을 봤는데,
오늘 더욱 몸이 떨리고 있다
타인들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다
이 새벽 고왔던 사진을 보면서 갈수록 힘들어지는
세상일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