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롭 무어
이날도 조금 흐린 날씨 속에서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차분하지만 뜨거운 대화들이 오고 갑니다. 직업적인 부분에서 각자의 고민들을 나누며 오히려 일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월 독서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눈 책은 <레버리지>입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나 있나요? 책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을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처음 이야기는 책에 대한 아쉬운 점을 위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공통적인 비판이 있었는데요. 마치 ‘레버리지’만을 통해서 성공한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사실 본인의 노력이 꼭 필요한 기간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어떤 노력을 통해 레버리지를 자유롭게 활용할 만큼의 성취와 능력을 얻게 됐는지의 과정이 없습니다.(이 부분에서 저희는 레버리지를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특히 저자 본인의 이야기가 결여돼 있다는 점도 조금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부동산 사업을 꽤나 오랜 시간 했다는 저자는 부동산 사업을 경영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었는지, 레버리지를 활용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적고 있지 않습니다. 처음 고용한 개인 비서가 친구와 자신의 어머니였으며 어머니의 사랑을 레버리지 했다는 내용 정도만 담겨있습니다.
반면, 레버리지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 분도 계셨습니다. 책의 제목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통해 짓게 됐다는 저자가 내용 역시 레버리지를 활용해 쓴 것이 아닐까.라는 지적이었는데요. 과연 모든 일에서 다른 사람들의 재능만을 이용한다면 자신의 것이라는 '책임감'의 문제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레버리지'는 무엇일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레버리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셔도 됩니다.
개인적으로 원래 알고 있던 레버리지의 개념은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얻는 '지렛대 원리'입니다. 그러나 책에서 받은 인상은 주로 '아웃소싱(outsourcing, 외주)'를 의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각자가 이해한 레버리지는 어떤 의미일까요. 우선 '상상력'이라는 키워드를 던져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은 두려워서 하지 못하는 일들을 책에서 용기를 받아 실행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저 역시 제 상황과 레버리지의 저자가 건네는 조언이 조금 거리감이 있게 느껴졌는데요. 미래의 어떤 시점에서는 레버리지가 꼭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를 믿고 제가 처리하던 일을 맡겨야 하는 순간이 꼭 제가 고용이라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생활 속에서 찾아오지 않을까요. 반면 조금 더 '현실적인 측면'에서 레버리지를 적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외주를 맡길 경우 수수료가 발생하고, 직원을 고용을 하는 것 역시 안정적인 수익이 바탕이 되지 않는 경우 위험부담이 큽니다. 안정적인 고용 혹은 외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역시 필요할 텐데요. 구체적인 방법론보다는 오히려 개인적인 성실을 강조하는 추상적인 방법론, 예를 들면 VVKIK(가치, 비전, 핵심결과, 소득창출, 핵심성과) 등이 강조되어 있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저자가 이뤄낸 성취나 글을 통해 본다면 그의 리더(leader)로서의 능력, 즉 통찰력 있게 사람을 쓰고 지도력을 발휘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같은 것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관을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저자의 생각과 비교해 보는 시간입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생각을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열심히 일하는 것'을 부정하고, '경제적 자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저 역시 오해를 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저자는 노력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맹목적으로 적당한 소득만을 위한 일이라면 그것을 경계하라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방향성과 가치를 점검하라는 조언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전문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일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신 분도 있었는데요. 특히 전문직의 경우 협업보다는 자신의 분야에 특화된 일들을 혼자 처리해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잡무 역시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런 일들마저 본인이 도맡아 처리하려는 욕심을 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고 변화를 모색해 봐야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또 다른 키워드는 '지속성'이었습니다. 사실은 레버리지를 활용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조금 더 나중의 문제 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궤도에 이르렀을 때 레버리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성과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레버리지를 이용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집중력과 꾸준함의 부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책에 소개되어 있는 자기 계발서와 같은 시간의 효율적 사용과 행동적인 지침이 조금 더 와닿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속에는 많은 공식과 방법론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거나 적용할 만한 것들이 있었나요? 혹은 자신만의 공식이나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 주셔도 됩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 당면한 일을 처리하고 싫은 일을 거절하라는 등의 조언은 실천하기가 쉽지 않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다짐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메일 정리와 같은 일상적인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미루기를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후회가 밀려올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반면 글쓴이처럼 가치를 나열해 순위를 매기는 것 자체가 조금 힘들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업무를 정리하는 일이 좀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겠죠.
본인만의 방법들도 조금 나누어 보았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명상'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버텨내는 것이 지루함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들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운동' 역시 어쩌면 다른 방식의 명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러닝을 꾸준히 하시면서 생각을 정리하신다는 분도 계셨는데요.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한 속도로 뛰는 일 역시 다른 업무를 위한 체력에도 한몫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의 경우 '유혹'을 아예 끊어버리는 것인데요.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아예 폰을 보지 않는다던가 군것질거리를 사두지 않은 것도 비슷합니다. 성취를 '가시화' 하는 방법도 있었는데요. 운동기록이나, 자신이 해낸 일들을 sns나 어플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봄으로써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책 속의 조언도 매력적이었지만 모임을 통해 다른 분들이 체득한 자신만의 루틴을 듣는 것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에서 레버리지를 경험한 적이 있거나 레버리지를 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직업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조금 추상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마치 <레버리지> 책처럼요. 공통적인 고민은 자신의 일을 누군가에게 맡긴다는 것에 대한 불안이었습니다. 많은 사업가들이 모든 일을 자신이 처리하려고 한다는 점을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는데요. 꼭 사업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도 상대방을 믿고 자율성을 부여하면서도 목표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은 탐이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레버리지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결여된 상황에서 오히려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또한 레버리지를 위해 장기적으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변화를 잘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겠다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특히 적은 자본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마련된 현재와 같은 상황이 레버리지를 활용하기는 좋은 환경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꾸준히 하지 못해서 현재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분도 계셨는데요. 레버리지보다는 꾸준함의 힘을 느끼기도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 역시 현재는 레버리지와는 조금 먼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일이나,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일들을 남에게 맡긴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오히려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 일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해 보는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