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관자재 3 01화

단맛과 짠맛 그리고 매운맛

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연이은 글에서 맛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의학 관점에서 음식의 맛을 6가지로 분류했었지요. 담담한 맛(淡味), 쓴맛(苦味), 신맛(酸味) 이상 3가지를 앞서 말씀드렸으니 이제 3가지 맛이 남았습니다. 단맛(甘味)과 짠맛(鹹味) 그리고 매운맛(辛味)인데 3가지 모두 우리가 즐겨 먹는 맛들이네요. 담담한 맛, 쓴맛, 신맛과 달리 단맛, 짠맛, 매운맛 모두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맛입니다. 담담한 맛의 밥과 쓴맛의 야채, 신맛의 과일보다 단짠단짠하거나 매콤한 음식들이 훨씬 더 인기가 많지요. 여기서 '단짠단짠'은 달고 짠맛이고, '매콤'은 매우면서 단맛입니다.


여러분도 짐작하다시피 단짠단짠하고 매콤한 음식들은 건강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맛과 짠맛 그리고 매운맛 각각의 맛 자체로는 해롭지 않습니다. 단맛은 몸에 음혈陰血(체액과 혈액)을 보충하고, 짠맛은 음식으로 쌓인 음독陰毒을 해독시키며 매운맛은 울체된 기운을 발산해서 풀어주니까요. 문제는 탐닉하여 지나치게 먹을 경우에 벌어집니다. 단맛을 탐닉하면 음혈이 정체되어 담음痰飮과 어혈瘀血이 만들어지고, 짠맛을 탐닉하면 체액의 불균형이 생기며 매운맛을 탐닉하면 음혈이 말라 고갈되거든요.


사실 쓴맛과 신맛도 그렇습니다. 앞선 글에서 쓴맛과 신맛을 건강한 맛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탐닉할 경우 문제가 나타납니다. 쓴맛을 탐닉하면 몸이 차가워지면서 기운이 아래로 쳐져 설사 등의 소화기 질환이 벌어질 수 있고, 신맛을 탐닉하면 열이 속에 뭉쳐서 염증이 야기될 수 있지요. 그러나 이런 문제가 나타날 정도로 쓴맛과 신맛을 탐닉하는 사람은 현재 없습니다. 현대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맛이기에 쓴맛과 신맛은 건강한 맛으로 섭취가 권장되는 것입니다.


우리 현대인에게 씁쓸한 맛(쓴맛)과 시큼텁텁한 맛(신맛)은 너무 멀리해서 문제이고, 단짠단짠(단맛+짠맛)과 매콤한 맛(매운맛+단맛)은 지나치게 탐닉해서 문제입니다. 따라서 현대인이 건강해지려면 부족한 쓴맛과 신맛을 더 찾아서 먹고, 넘치는 단맛과 짠맛 그리고 매운맛은 최대한 덜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최대한 덜 먹도록 애써 노력해야 겨우 맛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음에 주목하세요. 그만큼 우리 식탁이 단맛, 짠맛, 매운맛에 점령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식당에서 외식하는 음식들과 상점에서 유통되는 가공식품 대부분이 단짠단짠하고 매콤하지요. 그래야 잘 팔리니까요.


단짠단짠과 매콤이 우리의 입맛을 지배한 현실에서 단맛, 짠맛, 매운맛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외식을 하지 않고, 가공식품이 차단되어야 가능해질 정도이거든요. 이것이 바로 현대인들이 건강해지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질병 예방을 희망하거나 현재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단맛, 짠맛, 매운맛에 대한 탐닉을 최대한 차단하면서 밥(담담한 맛), 야채(쓴맛), 과일(신맛) 중심의 양생과 섭생을 권합니다.




제주 관자재한의원 특진의 손영기

https://cafe.naver.com/sonyoungki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