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감정

by 늘 하늘

새벽녘 동안 내린 비에

젖은 거리를 걷는다.


익숙한 듯한 노래소리와

낯익은 풍경이 보인다.


해가 뜨고 지는 일상처럼

그대와의 기억이

떠올랐다 저문다.


우리는 어째서

멀어져 버린 것일까.

그대는 어떻게

무거운 짐이 되어

짓누르는 기억이 된 것일까.


하지만,

어쩌면,

나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이 되었던건

익숙한 거리의

기억이 아니라

끝끝내 털어내지 못한

낡은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대 품에 안겨

묻혀온 사랑했던 빛바랜

낡은 감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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