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예정된 결과로 예외없이 흘렀다.
그 안에 다양한 과정이 있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존재함을
이미 예견이라도 한 듯
덤덤하게,
무서울 정도로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의지와 무관하고 노력을 비웃는
허망한 흐름 속에서
그간의 여정은 흘러간 한강처럼
바다에 봉착해 스스로의 본질을
잃어가며 녹아든다.
언제고 분명 직면할 일이었지만,
분명히 말하건데
지금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
허나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예정된 결과였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쓴웃음을 짓는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일어났을
이별을 실 끊어진 연 처럼
구름 뒤 어딘가로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