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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함

by 늘 하늘

늦은 밤 공허한 하늘을

밝히는 많은 부분을 잃어버린

달 하나.


서두르는 법 없이

잃은 것을 채워가는 달은

어느새 돌아보면

만월이 되어 밤하늘의

구멍이 된다.


드넓은 칠흑의 밤하늘

작지만 넓은 밝은 달에선

수많은 이 야이가 나오고

애틋한 사랑이 피어난다.


언제 그랬냐는 듯

많은 이야기를 나눠 주지만,

절대 빛은 잃어버리지 않고

서두르는 법 없이

새로운 사랑을 채워 간다.


이미 아픈 사랑이 되어버린

이야기도

여전히 진행 중인 사랑의

이야기도

애틋하게 피어나는 사랑의

봉우리도

모두 달의 희생에서 얻는다.


언제나 서두르는 법 없이

나눠주고 채워가는

공허한 밤하늘의 달은

우리를 아름답게 써내리는

어둠 속 빛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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