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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Nov 12. 2016

뒷모습은 사랑이어라

오늘 누구의 뒷모습이 보이시나요?

오랜만에 기차를 탔다. KTX에서 무궁화를 갈아타서 도착역에 내렸다. 떠나려는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많지가 않아 연인 한쌍이 눈에 들어왔다. 헤어지기 아쉬워한다. 좋을 때다.

나가려다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해 기차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그런데 아까 그 여자가 앵글에 잡혔다. 전쟁터로 떠나보내는 듯하다. 창을 사이에 두고 연신 하트를 날린다. 닭살이다.

호기심이 생겼다. 기차가 출발했다. 그녀는 얼마 동안 떠나는 기차를 바라볼까?

어. 기차가 출발하자 바로 뒤돌아 섰다. 너무 짧은데... 돌아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살랑살랑 찰랑찰랑. 소풍 가는 듯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그 남자를 대신해서 뒤통수를 한대 때려주고 싶었다.

<동상이몽 [同床異夢] 같은 자리에 자면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딴생각을 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헤어질 때 모습에 사랑이 담겨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누가 더 좋아하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랑하는 자식을 멀리 떠나보내는 어머니는 그 아들딸의 뒷모습이 당신 눈에 들어온다. 오래동안.

여러분 당신은 오늘, 누구의 뒷모습이 보이시나요?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이제야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 것입니다.

<뒷모습은 사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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