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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lluda Nov 01. 2020

나의 우주별 이야기 -  엄마가 엄마를 쓰다

나의 우주별


어릴 때 우리 집은 잘 사는 집이 아니라 열심히 사는 집이었고

그래서 가끔씩 열심히 살다가 어쩔 수 없이 부딪쳐 나는 소리가 있었다.

나는 그 소리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싫지도 않았.

지나가는 비였으니까.

생각해보니 그 소리 덕분에 지금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산이 없으면 맞기도 했지만 대부분 어디선가 우산이 나타났. 가만히 서 있으면 누군가 같이 쓰고 가자고 할 때도 있었다.

이런 우연이 내겐 일상인 경우가 많아  난 내가 안드로메다 공주라 생각했다. 무슨 이유인지 지구로 공주를 보내 놓고 걱정이 된 우주별에서 늘상 보호 감지기를 켜 놓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보호를 받고 있는 안드로메다 공주.


내가 자식을 낳고 나서 알았다. 

그 우주별이 엄마였다는 것을.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다 자기 아이의 우주별이라는 것을.


그래서 시작했다

나의 우주별 이야기.


이 이야기는 엄마가 들려주는 엄마의 이야기다.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엄마를 잘 알기에 최대한 엄마가 해 준 이야기를 그대로 담았다. 

하지만 가끔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기도 하고 내 삶이 아니라 엄마의 삶이기에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을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참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어떻게 쓸까'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담을까'는 쓰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이었다.


'보기 좋은 떡이라서 먹기에도 좋은 것'이 아니라

'먹기 좋은 떡임을 알기에 보기 좋게 담아야' 했다.

나는 후드티 걸쳐 입고 대충 모자 쓰고 나가도 내 아이는 예쁘게 입혀서 데리고 나가고 싶은 엄마의 마음.

내 마음이 꼭 그랬다.

그렇게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우리 엄마를 인터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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