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친구 집에 갔다가 우연히 비틀스의 LP 음반을 듣고, 그 LP만의 감성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결국 블루투스 LP 플레이어를 비싸지 않은 거로 샀다. 그리고 처음 산 LP가 바로 Cigarettes After Sex의 LP다. 그것도 2개를 주문했다. 1개는 바로 받아볼 수 있었고, 1개는 물 건너오느라 직접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서 더 뭔가 소중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사실 비틀스 LP도 함께 사긴 했다. 왜냐하면 친구의 집에서 푹 빠진 음악이 Hey Jude였기 때문에. 아무튼 그건 그렇고 왜 내가 Cigarettes After Sex의 LP를 2개나 샀냐 하면, 나의 취향 저격한 밴드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밴드의 음악을 접한 시기를 정확히 기억할 수 있는 건, 내가 서른을 앞둔 29살의 12월 30일 제주에 갔을 때 감성 가득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흘러나왔던 음악이 정말 내 취향을 저격했기에 네이버 음악 검색으로 찾았던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처음 이 밴드를 알고 노래를 항상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이번에 처음으로 이 밴드가 모두 남성으로 이루어진 밴드라는 건 처음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음악만 들었을 때는 여성 멤버도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많이 흠칫했다. 역시 알면 알수록 놀랍다. 그리고 이번에 파면서 인스타그램도 들어갔는데, 이 밴드 예사롭지 않다. 인스타그램에 그냥 자연 영상의 노래를 입혀서 툭, 던지듯 올렸다. 그래서 더 내 취향을 저격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좋아하게 될 것 같다. 노래가 전부 좋다. 전부 좋아서 콕 집어서 말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