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젤리명은 Oct 02. 2022

감정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수도원에 입회해 10년을 살면서 여성과 심리를 공부한 정신 분석 상담 전문가 저자 박우란의 책 제목이다. 사실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샀다. 그냥 궁금했다. 무슨 내용이 쓰여 있을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가져왔다.


"인간은 처음부터 근본적으로는 타인을 사랑할 수 없는 존재이다" 프로이트의 말입니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삶을 운영한다는 것이지요. 인간 에너지가 궁극적으로 향하는 지점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그것은 가족관계라고 해서, 엄마와 딸 관계라고 해서 예외가 없습니다. 

박우란 -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프롤로그 6p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엄마, 나도 엄마 앞에서는 엄마의 보호를 받고 싶은 딸일 뿐인데'라고.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페이지를 넘기면서 서서히 이건 엄마 자신도 모르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딸과 아들을 모두 키우는 경우, 엄마의 요구를 딸아이가 재빨리 먼저 알아차리고 맞히는 경우가 많지요. 엄마 또한 그것을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여기고, 아들보다 딸에게 더 많은 요구와 포기, 양보를 은근히 강요하기도 하지요.

박우란 -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20p


이렇게 아이를 자기 대상으로 삼을 때, 딸아이는 고유한 자기를 경험할 순간을 놓치기 쉽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알아차릴 수 없게 되어 타인의 감정과 상태를 살피기에 급급하며 살아가지요. 그래서 엄마인 내가 먼저 내 상태와 감정, 욕구와 요구, 욕망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감정과 아이의 감정을 분리해서 이야기해 줄 수 있고, 나 자신에게도 아이에게도 불필요한 죄책감이나 책임을 지우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우란 -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21p


그리고 순간적으로 '만약 나도 내가 딸을 낳는다면, 나도 딸에게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까 무서웠다. 의식적으로 원래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상담 내용이 들어있었는데, '참 감정이 힘든 사람이 많구나'라는 걸 또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또, 하나 느낀 점이라면 기회가 된다면 꼭 심리학을 배워보고 싶다는 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내가 치유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이전 24화 몰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