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그냥 쓰는 글
아까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봐.
한 잔 다 마신 것도 아니면서
나는 이 두쾅두쾅한 마음을
커피 탓으로 돌렸다.
그래 아까 카페인이 문제였을 거야.
한 모금 마셨으면서 무슨 카페인
그랬지 참, 근데 왜 이렇게 손끝이 저리지
재채기에 딸려나올 것 같은 심장을 붙잡고
나는 애꿏은 글자들에
괜한 분풀이를 했다.
나는 아주 겁이 많아서
마음에 크래커 구멍만한 창문 하나뿐이다.
창문 너머의 세상은 파랗게 선명하다.
저게 실못은 아닐까
고슴도치의 가시면 어쩌지
가슴이 두쾅두쾅하고
나는 애써 아까의 아메리카노를 생각했다.
커피를 마시지 말아야겠어
아니 마셔야겠다.
마음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글자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글자들도 있다.
그렇지 않은 글자들은 옷을 입고 나온다.
나는 저린 손을 맞잡고
커피를 뒤집어쓰고 크래커 구멍을 줄지어 통과하는 글자들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