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생활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다.
되돌아보면 별거 아닌 일인데도 감정이 상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일일이 반응하는 것도 그 순간에는 편할지 모르겠지만 대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자신도 모르게 표출되는 감정을 어떻게 제어하고 관리할 것인가? 이럴 때 내가 쓰는 기법은 음악 치료다. 평소에 잘 듣지는 않지만 클래식을 듣는다. 느린 템포의 연주곡을 들으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무엇이 나의 감정을 불편하게 할까? 되짚다 보면 불편했던 마음의 실체를 알게 된다. 불합리하다거나 혹은 무례했다거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억울함 내지는 손해 본 듯한 감정이 일어날 때다. 나는 이럴 때 화가 나는구나 하고 스스로를 다독거린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해둘 필요가 있겠다 싶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변수와 맞닥트려 본다. 아웃복서의 전투처럼 해보자. 그들의 스타일은 장기전이다 링을 넓게 쓰면서 상대의 체력을 소진시키며 탐색을 하며 허점을 찾아낸다. 메이웨더의 복싱을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그의 스타일은 대단히 전략적이고 치밀하며 놀랍도록 스피디하고 철저하다. 흐트러짐 없이 상대를 무너트린다. 그 안에서 조화로움을 발견한다. 그들의 스타일을 때로는 얍삽하다고 폄하하기 쉽다. 하지만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에서는 조금 얍삽할 필요가 있다. 지금 듣고 있는 바이올린 D 장조 콘체르토 음악처럼 경쾌하게 발걸음을 떼며 어떤 상황 속에서도 당당하게 변수와 맞서보자. 위트와 유머를 잃지 말자. 웃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 있다. 비난과 조롱이 아닌 대상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꽃피울 때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대개 우려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을 멈추고 불편한 감정과 작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