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시 봄.

by Jellyjung

그토록 바라던 봄이 왔다.

한겨울에는 언제쯤 봄이 올까 싶다가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꽃들이 저마다 향기를 뽐내며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다.


한참 사진을 담던 시절, 자칭 사진쟁이라며 부르던 시절에는 출사를 떠나곤 했다. 바쁜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요즘에는 시간을 따로 내서 사진을 담을 수 없다. 가족 모임이 있던 날, 어느 식당 앞에 일찍 도착했다. 벚꽃이 참 예쁘게 피었다. 카메라를 준비했다. 날씨가 참 좋다. 가만히 차 안에서 대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가게 앞, 몇 그루의 벚꽃 나무 앞에서 꽃을 바라본다. 그렇게 오래 사진을 담아왔어도 언제나 첫 샷은 떨린다. 이렇게 저렇게 몇 장 담아본다. 하늘을 향해서 바라봤다가 꽃만 클로즈업했다가 몇 컷 담았다. 그랬다. 사진은 나에게 밥과 같다. 늘 먹는 밥과 같아서 한동안 소중함을 잊고 지냈다. 그래도 오랜만에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는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찰칵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중후하게 눌릴 때마다 사진의 손맛을 느낀다. 봄은 그렇게 나에게 왔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20화사진,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