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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저울 위에서.

by Jellyjung

기대감과 만족감

육체적 회복과 정신적 회복


매주 일요일 전에 글을 마무리 짓기도 했지만, 이번 주처럼 마지막까지 글이 잡히지 않을 때는 처음 글을 쓰던 때처럼 낯설게 느껴진다. 순간 떠오른 생각들을 편하게 정리해 두었더라면 조금 더 수월하게 글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꾸준함을 유지하는 일은 역시 쉬운 작업이 아니다.

한 주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지난주 접촉 사고의 여파 때문인지 출퇴근의 부담이 평소보다 컸다. 그래서였을까, 체력적으로도 버거운 한 주였다. 몸이 지치니 마음에도 여유가 없었다.

글을 떠올리면서도 집중해서 정리할 틈이 없었다. 마감일이 다가오고 나서야 비로소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기대감’과 ‘만족감’이라는 감정에 대한 것이다.


관계 속의 감정

가족, 직장, 친구, 연애—우리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안에는 분명 스트레스가 존재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에너지를 관계에 쏟고 있다. 그 속에는 내 뜻과는 상반되지만 지켜야 하는 도덕적 규칙과 책임감이 따른다. 끝없는 인내와 성실함도 요구된다.

그런데도,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싶은 순간이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옳지 않은 감정의 표출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그 사람의 성격이라고 단정 짓기엔 마음에 걸릴 때가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만족감을 얻는다. 반면, 기준에 맞지 않을 때는 차갑게 외면하게 되기도 한다. 기준이 너무 높거나 낮을 경우, 사고의 왜곡이 발생한다.

말과 감정의 교차점

개인적으로 나는 그 기준을 ‘교양’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같은 말이라도 우회적인 표현이 있을 텐데,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 경우가 있다. 그 안에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대부분의 갈등은 말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그 말이라는 것이, 내면에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분노로 표출되기도 한다. 사고의 지점은 부정적인 생각들이 쌓여 있을 때 발생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긍정적인 감정만 가질 수는 없다. 불만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인군자라 해도 모든 것을 포용할 수는 없다.

‘내려놓음’이란 얼마나 많이 포용하고 배려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역량의 질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전략적 거리 두기와 연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다른 지론을 갖게 되었다. 체념과 방관 사이에서 외줄 타기 하듯 무시해 버리는 전략적 사고를 해보기도 했고, 어르고 달래는 심정으로 마음의 저울 위에 올려놓고 코드주의로 포장한 채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우선시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이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적정 수준의 임금을 받기 위해서, 혹은 그 이상의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내와 책임감이 요구된다. 점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뛰어넘어 자기 기준에 부합하는 연봉과 사회적 성공을 쟁취하려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아니, ‘쉼’이라는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기대와 만족의 균형


많은 생각 끝에 나는 ‘연결’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노력이라는 것은 본인이 설정하는 것이다. 남이 정해놓은 기준안에서 허우적거리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스스로 설정한 적정 기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판단한다.

사람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에게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집착할 필요는 없다. 흔히들 “내려놓아라.”라는 말을 쉽게 한다. 하지만 그 말이 반복될수록, 진짜 내려놓는다는 게 무엇인지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얼마만큼 기대하고, 얼마만큼 만족할 것인가. 이 난제는 감정의 기복을 조절하는 마음의 센서등을 잘 다루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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