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에서 동반 퇴사 한지 2년이 지났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질문들이 있다.
- 우리가 잘하고 있는 걸까?
- 아무래도 다시 취직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회사 다니기 싫은 두 명이 앉아서 만날 고민해 봤자 결론은 한결같다. 그래도 한국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게 된다면 재취업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려고 한다. 아직 정해진건 없다. 원래 다니던 은행으로 다시 문을 두드려 보게 될지, 아예 새로운 업계를 폭넓게 알아보고 도전해 볼지. 그때 가서 내가 원한다고 취업이 될지도 의문이지만, 미리 걱정하고 있진 않으려 한다.
최근 한두 달 전부터에 남편과 나는 하루 한 시간씩 일주일에 총 4-5시간을 각자 영어를 가르치며 생활비를 벌고 있다. 남편은 성인 비즈니스 영어, 나는 어린이들 영어를 가르친다. 이렇게 번 돈으로 부족한 생활비와 여행경비를 충당하고 있다.
그러던 중, 우리가 열심히 다니는 요가원에 요가 강사를 채용한다는 공고가 떴다. 남편은 몇 년 전 캐나다, 토론토에서 요가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아직 선생님으로 정식 데뷔를 하진 못하고 있었다. 회사 생활이 힘들어 큰 우울증이 찾아왔을 때 남편을 살려준 것이 요가와 명상이었다. 그 후로 때가 된다면 요가를 가르치면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던 것 같다. 요가라는 것이 꼭 자격증이 있어야 가르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강사 자격증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더 깊은 수련과 가르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니 금액이 만만치 않다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말릴 이유가 나에겐 없었다.
한국사정은 잘 모르지만, 캐나다의 요가 강사 대우는 그다지 좋지 않다. 수요와 공급의 발란스가 맞지 않고 (가르치고 싶어 하는 강사가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 수 대비 너무 많다), 시간당 강사비가 높지 않아 풀타임 요가 선생님만 해서는 생활을 굴리기가 쉽지 않다.
남편도 이 사정을 모를 리 없었다. 그 점이 요가 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도 월급을 바로 내려놓을 수 없었던 이유기도 하다. 지금은 월급 없이 지내고 있는지 2년이 지났다. 요가를 가르치지 못하고 있을 이유가 더는 없다. 다만 용기가 더 필요했을 뿐..
그렇게 몇 날을 고민하다 지원해 보고 싶다고 말을 했고, 요가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저녁시간 타임을 해보라는 허락이 떨어졌다.
이제 곧 데뷔날이 다가오는데..
준비성 투철한 남편은 50분 수업을 녹음도 해 보고, 필요한 백그라운드 음악을 준비하기도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나는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지만, 집에서 아이들과 한국에서의 첫 수업 성공을 빌어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