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딱 2년만 살아볼까?"라고 남편이 2년 전에 말했다. 그리고 우린 지금 한국에 살고 있다. 남편과 나는 둘 다 고등학교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그 당시엔 '대학만 졸업하면 꼭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살아야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살다 보니 대학을 졸업한 후, 그곳에서 취업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키웠고 돌아보니 22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우린 더 늦기 전에 한국에 와서 살아보고 싶었다. 떠나온 고향을 잊지 못하는 연어들처럼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려는 습성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그리고 우리의 무모한 용기가 시들기 전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우린 2년 전에 한국 땅으로 돌아왔다.
설렘반 두려움반이 우리에게 딱 맞는 표현이었다. 과연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한국말은 읽고, 쓰고, 말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문화에 다시 잘 녹아들 수 있을지가 가장 우려되었다. 익숙한 환경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걸어 들어가는데 그래도 우리가 태어나 살던 곳이니 못할 것도 없지 않겠느냐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한국에 도착하여 지낸 첫 몇 달을 돌아보면 몇십 년 전 캐나다에 이민 갔었을 때와 비슷하기도 했다. 온갖 관공서에 찾아다니면서 잘 이해되지 않는 행정 시스템을 공부해 가며 일처리를 했던 것이 비슷했다. 그래도 지금은 말이라도 잘 통하니 모르면 좀 더 당당하게 물어볼 수 있기라도 해서 오히려 그때보다 한국 정착기가 더 수월했던 점도 있다.
초반 어리바리 정착기의 시간을 통과하고 이제 제법 한국 토박이 흉내를 내어가며 살만해지니 다시 캐나다로 돌아갈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려 그동안 이곳에 적응하며 느꼈던 점들을 모아 연재를 시작했다. 해외살이 중인 누군가가 읽는다면 '아 내가 다시 한국에 간다면 겪을 일들이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한국에 사는 독자들이 읽는다면 '밖에서 들어온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흥미롭게 읽히길 바란다.
앞으로 연재가 몇 화에서 끝이 날지 모르겠지만, 한국살이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이 없어질 때까지 적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