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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06. 2020

해롤드 & 모드

연뮤덕


  

우리 모두 '모드'가 될 수 없지만, 

모드류의 사람이 더 많을 수록 세상은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by Jennifer 


종종보다 '자주' 낯선이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19살 해롤드와 이제 곧 80세가 되는 모드의 공통점은 모르는 사람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 외, 서로에게는 공통점이라고는 없어보이는 두 사람이 우연한 기회로 '친구'가 되고, 아픈 이별을 하게 되기 까지의 이야기, 라고 이 연극을 짧게 소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연극을 통해 시나브로 젖어 들게 된 모드의 삶의 방식은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겨준다. 비록 헤어짐으로 끝을 맺은 인연이지만, 해롤드는 평생 모드를 잊지 못했을 것이다. 내 손가락을 걸고 자신할 수 있다. 내게도 모드가, 평생토록 기억될 것이므로.



해롤드 & 모드 두 사람의 이야기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찾아보자는 '모드'와, 혼자 노는 것 외에 새로운 모든 것에 관심이 없는 해롤드. 그런 해롤드는 모드를 통해 점점 더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고, 모드는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들을 해롤드에게 가르쳐준다. 이를테면


술 마시는 법, 요들송 부르는 법, 물담배와 정원에서 비를 맞으며 감각을 깨우는 법, 특별히 제작한 '기계'를 통해, 보고 듣는 것을 넘어 냄새에 대한 가치를 아는 법, 나무에 오르는 법, 악기와 친구가 되는 법, 그리고 나 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과 살아있는 모든 것은 결국 죽음으로 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드가 떠남으로 인해 해롤드는 가장 중요한 것을 배웠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순간이, 늘 새로운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그러므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풀한포기 꽃하나 나무 한그루에도 사랑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미리 정해놓은 그때에, 그 시간 '12시'까지는 떠나야 한다던 모드가 떠나던 그날.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을 병원에 기증했고, 이제 더는 필요없어진 120% 은으로 만든 찻잔을 나눠주었다. 갖고 싶은 것은 모두 그냥 가져가라면서.


웨스트가 726번지에는 이제 더이상 우리의 사랑스러운 모드가 살고 있지 않다. 하지만 모드가 해롤드에게 전해준 가치들을 간직하면서, 더 많은 모드가 존재하기를 꿈꿔본다.


나는 이 연극을 보면서 때로는 꽃이 때로는 해롤드와 함께 마실 샴페인과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 먹을 샌드위치가 담겨있던 그녀의 바구니가 갖고 싶어졌고 누군가와 함께 비가 맞고 싶어졌다. 어릴 땐 그렇게 비맞는 것을 싫어했는데 비가 오는 정원이 무작정 걷고 싶어졌다. 나도 누군가에게 모드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고.


에필로그>> 우리의 금마리는 결국 모드의 바구니를 구입했다 ㅎㅎㅎㅎ


사랑스런 두 배우 




모드가 들려준 이야기들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찾아보자.
꽃들이 얼마나 기쁨을 주는데, 꽃들이 얼마나 다정하다고.
마음대로 변할 수 있다면 나는 꽃중에서 해바라기가 되고싶어. 키가 크잖아.
오늘은 정말 완벽한 날이야. 비를 맞으며 정원을 걷는다는 것. 그보다 더 멋있는 일이 어딨어?
제일 좋은 건 도덕적이지 않은 거야. 선과 악을 넘는 것 말이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경기장 밖에서 할 이야기가 없어.
사람은 악기 하나쯤 다룰 줄 알아야 해 음악은 세계의언어야. 악기하고 친구가 되어야 해. 서로를 잘 알아야 하지. 충분히 서로 시간을 보내면 하나가 돼. 네 몸에서 음악이 흘러 나오게 돼. 대체 널 교육시킨 사람이 누구야?_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하나도 없다는 해롤드에게_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 되는 걸 두렵게 느끼지 않는 거야.
나는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가 없더라
_오트밀 가지로 만든 오트밀 차를 사양하는 경위에게_
80은 참 좋은 숫자야. 벌써 오래전부터 날을 정해놓고 있었어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모드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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