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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l 03. 2020

고슴도치의 소원




우연한 기회에, 아주아주 재밌는 책을 발견했다. 






보고싶은 동물들에게 

아마 너희는 조만간 우리 집에 오려고 했을거야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아니면 지금까지 아무도 우리 집에 와보지 않았기 때문에 궁금해서일 수도 있겠지.

우리 집에서 어땠는지 모두에게 이야기해줄 수도 있을테고. 

그럴 계획이었다면 안오는게 좋겠어. 

나는 누군갈 편하게 해주지 못해

내겐 가시가 있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도 몰라. 

춤을 추지도 못하고 노래도 못 불러. 

내가 끓인 차는 내가 먹어도 맛이 없어. 

그리고 찬장에 있는 케이크는 오래되서 검게 변했어.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 오지마. 

고슴도치가.






. ...

.

.

..아? 




주변에 #고밍아웃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내가 가끔 고슴도치로 지내고 있을때, 내 오랜 친구는 그런 위로를 해준적이 있다. 다른 고슴도치들은 너보다 더 큰 가시를 가졌다고, 그러니 너의 그 가시정도로는 너무 상심말라고 ㅎ


고슴도치과: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 많은 타입.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때론 혼자 있고 싶지 않기도 해서 누군가를 초대하려고 하지만 초대한 이후의 상황들이 걱정되는 스타일. 오래 머물면 어쩌지, 내가 해준 밥이 맛 없으면 어쩌지. 관계적으로 많이 망설이는 타입. 그러다 방어적인 상황이 올때 가시를 힘껏 돋아올려 내 주변에 아무도 오지마, 하면서 동굴속에 들어가는, 알다가도 모를 스타일. 내적 번민이 많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에 대해서. 

다람쥐과: 별다른 고민이 크게 없는 타입으로 유난떨지 않는 부류. 침묵의 시간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타입. 말이 많지 않은게 특징. 


가시없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기에 내 주변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가시도 인정하면서 내 옆에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한다. 새삼 나의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언젠가 그들에게도 (가시돋고, 혼자있고 싶은데 정말 혼자 있고 싶은것 같지는 않고, 모든것이 망설여지는) 그런날이 온다면, 세상 따뜻한 다람쥐가 되어주어 차 한잔 하러 가야겠다. 즐거웠노라며 또 오겠다는, 는 손편지도 남기고. 





자매품들 


코끼리의 마음에는 공감할 수가 없어서 반품했다. 

다람쥐의 위로는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어볼까싶다. 코끼리의 마음처럼 별것 없을까봐 좀 떨린다. 

떨림을 극복하고 주문해봐야지! 읽어봐야 알 수 있으니까. 



에필로그

나는 다람쥐인가, 고슴도치인가, 


근데 이 책에 대해 주변인에게 소개할때 한가지 재밌는 점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 VS 남이 바라보는 나의, 온도차가 좀 있다는 것.


누가봐도 고슴도치인데, 본인이 다람쥐라고 생각하는 부류. (내가 보기엔 딱히) 다람쥐도 고슴도치도 아닌데 굳이 본인이 고슴도치과라고 이야기하는 부류. 마지막으로 나같은 지킬앤하이드 부류. 나는 내가 언제 다람쥐이고, 언제 고슴도치로 변하는지 너무도 잘 안다. 때론 너무 잘 알아서, 그게 더 피곤할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게 좋다.



스스럼없이 #고밍아웃 하는 사람들이나, 자기 스스로 다람쥐라고 생각하는 부류. 누가봐도 #다람쥐과인 사람들은 재밌게 읽을만한 책이다.











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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