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수술후 경과 그리고 DIET

by 책읽는 헤드헌터


이 수술을 마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수술 후 삶의 변화'에 대해서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처럼 두려움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수술하면 이런 게 나아진다, 는 설명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그러나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해서 <수술 후 삶의 변화>에 대한 글을 발행하지 못했다.


처음, 수술 직후 한달 동안은 마치 <자궁근종 수술 전도사>마냥 수술하니 좋더라, 며 자궁근종이 있는 지인들에게 수술을 추천했다. 근데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자면, 수술이 정답이 아니라 수술을 했든 안했든 역시나 중요한 건 생활습관이군! 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글을 쓰는 목적은 <자궁근종의 재발을 막기 위해 내가 노력할 것들>에 대해 짚어가기 위함이다. 수술여부와 상관없이.

혹의 모양이나 위치, 상태에 따라 수술이 필수인 분들을 제외하고는, 자궁근종 수술은 선택이다.

도저히 생활습관을 바꿀 수 없는 나같은 부류는 수술을 통해 혹을 제거하고, 그 힘든 시간을 복기하면서 뼈를깎는 고통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하는데 수술 후 고통은 금세 잊힌다.

아이를 낳아본 적은 없지만, 애 낳을 때 고통을 잊고 또 아이를 낳게 된다는 주변 어머님들 말처럼 수술은 분명 고통스럽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고 내 몸에 혹을 생기게 했던 고질적인 생활패턴은 뗄래야 떼어낼수없는 나의 지방들처럼 내게 착! 너무도 착!! 밀착되어있다.


2012년 경에 이 수술을 받고 10년만에 다시 재수술을 받은 내 절친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이 수술을 감행했다. 나는 10개의 혹을 떼어냈지만 그 친구는 25개를 제거했다. 30대에 수술하고, 40대에 재수술을 하게 된 내 친구에 비해 내가 그나마 나은 조건이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 자궁근종이 생겼다는 것.

나이듦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거고 그럼 혹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충분히 줄 수 없을테니까 여기에 식습관 개선하고 운동만 더한다면 어느정도 재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게됐다. 처음 혹이 발견됐을때 상담했던 아산병원 김대연 선생님 말로는 지금 수술해도 4-5년뒤 한번 더 재수술을 해야한다, 고 말씀하셨었다. 재수술을 할수도있다,가 아니라 재수술 해야한다, 그러니 수술을 서두를 필요없으니 혹을 키워서 수술시기 늦춰서 하자, 고.


그렇지만, 내가 관리를 잘한다면 재수술을 피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내 자궁근종 후기 시리즈 마지막편은 <수술후 변화에 대한 경과> 보다는 <재수술을 피하기 위한 방법>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



첫째. 체중감량! 무조건 체중을 감량해야한다.

비만은 자궁근종의 잠재적 위험인자다. 모든 병의 근원이기도 하고. 여성호르몬은 콜레스테롤을 전구물질로 사용한다고 하니 콜레스테롤을 낮춰야 한다. Body Mass Index. 일명 BMI 체질량지수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야 하는데 적정 BMI는 18.5-23 사이. 나는? 24.46. 이미 과체중이다.

지금보다 4킬로그램을 감량해야 정상, 범주에 들어간다.



나의 체질량지수 bmi 계산해주는 사이트

https://health.seoulmc.or.kr/healthCareInfo/myBMIPopup.do


* 콜레스테롤은 배변으로만 배출된다. 그러니, 장내건강을 위한 프로바오틱과 배변활동에 좋은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 BMI 지수를 줄이기 위해 2022년 2월부터 하루 2끼 아침과 저녁을 단백질 쉐이크로 마시고 있는데 은근 든든해서 다른 군것질을 안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직장생활+사회생활. 한두번이야 저녁 모임에 빠질수는 있지만 애매한 상황속에서 애매하게 저녁을 먹다, 단백질을 먹다 왔다갔다하다보니 체중감량이 쉽지가 않다. 저녁에 약속이 있는 날은 점심에 단백질을 먹는 방법을 취해야겠다.
* 유산소 운동을 위해 회사 지하 짐센터를 끊었다. 운동안하기로 유명한내가 무려 1년치를 짐센터 비용을 내고 등록했다는 것은 실로 놀랄일이다. 무려 백만원. 주 2-3회 정도 러닝머신+간단한 근력운동+사우나를 하거나 주말에 걷기 정도로 운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열심히는 아니고, 그냥 오늘도 운동했다, 정도 수준의 운동강도로.


두번째, 호르몬 농도 조절하기

여성호르몬을 키우는 음식을 줄여야 한다.

아직 이부분은 공부가 필요하다. 유튜브에 이건 먹고 이건 먹지마라, 는 의사들 조언이 많기는 한데 어차피 단백질 쉐이크 마시느라 하루 한끼 먹는거 그냥 음식은 편하게 먹고 있다.

만약 이글을 읽는 의사가 있다면 호르몬 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뭘해야 하는지 간단한 팁이라도 좀 주셨으면 좋겠다.



세번째, 운동

운동이 자궁근종을 없애주지는 못하지만 성장을 막아줄 수는 있다, 고 들었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다. 무산소 운동은 자궁근종이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복부나 골반으로 혈류를 증가시킬 수 있어서 오히려 자궁근종 성장을 촉진할 수 있기에 저중량의 근력운동을 해야한다. 수술 후 3개월이 지나도 복부에 힘을 주게 되는 운동은 할 수가 없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이전보다 많이 복부에 힘이 들어가지만, 자궁근종이 있는 여성분들은 무리하게 근력운동 하지 않는게 좋다.



자궁근종 수술 후

수술 후 내 삶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단지 언젠가 해야 할 숙제를 해치웠다는 후련함이 있을 뿐.

물론, 에너지가 회복됐다. 그래 생각해보니 그건 큰 변화다. 늘 야근하던 내게 혹이 한창 자랐을땐 6시 이후로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는데 다시 에너지를 회복한 이후 다시 오랜시간 익숙한 야근을 시작했으니까. 기력이 많이 돌아오긴 돌아왔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그리고 달라진 식습관.

여전히 빨리 먹고, 많이 먹지만, 예기치 않은 저녁약속에 참석해야 한다거나 갑작스런 친구의 방문이라거나, 괜히 단게 땡기고, 탄수화물이 땡기는 몇몇 날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 아침과 저녁은 단백질 쉐이크+비타민을 먹는다.

커피를 6개월째 마시지 않는다. 다들 3개월 지나면 마시게 될거라고 했지만 다행히 나는 지속하고 있다. 자궁근종에 커피가 특별히 안좋은 건 아니지만 수술 후 커피랑 술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술은 끊지 못했다. 가끔씩 반주하면서 행복해하는 스타일이라. 대신 얼음은 안 먹고, 찬음료는 되도록 피한다. 매일 아작아작 얼음을 씹어먹던 그때를 생각하면 이것도 상당히 큰 변화긴 하다.


마지막으로 운동.

야근 없는 날은 되도록이면 석촌호수를 달리(려고 노력하)고, 주중에는 적어도 주 2회 짐센타에서 40분 유산소+10분 정도 간단한 근력운동을 하고 가능하면 하루 만보 걷기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8시 반에 출근해서 10시 반까지 야근이 많은 일이라, 퇴근 후 대부분 침대에서 영화나 드라마 혹은 먹방을 보며 쉬었는데 이제는 그 패턴을 조금씩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드라마는 보지만 러닝머신위헤서 본다거나, 석촌호수를 걸으며 보는 걸로 습관을 좀 바꾸었다.

(하지만 역시 드라마는 누워서 봐야 제맛 ㅠㅠ)



[수술 후 안하고 있는 것들]
1. 커피 끊기. 6개월동안 커피를 안마시고 있다. 부작용으로는 동료들이나 가족 친구와의 커피타임에 고칼로리 음료를 마시게 된다는 것. 평소 마시지도 않던 말차라떼, 딸기 요거트 스무디같은것.
커피 끊은 건 좋은데 그 대체제가 없어서 고민이 크다.
2. 얼음 안먹기 / 찬음료 피하기
3. 맥주 줄이기
커피는 참을 수 있는데 맥주는 어렵다. 수술후 3개월까지는 술을 아예 입에도 안댔는데 지금은 주말에 한해, 혹은 어쩌다 약속이 있을때 마신다. 예전에 거의 퇴근 후 맥주 한캔씩 주 3-4회 마셨던 것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커피처럼 술도 딱 끊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고주망태로 마시는 편은 결코 아니지만 반주로 한두잔씩 마시는 맥주는 삶의 기쁨이기도해서.....끊고 싶지 않다.




자궁근종 수술후기 1편

자궁근종 발견과 수술방법 및 시기 결정

https://brunch.co.kr/@jennifernote/401


자궁근종 수술후기 2편

개복하 자궁근종 수술 및 회복 그리고 퇴원

https://brunch.co.kr/@jennifernote/402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개팅 엑셀파일 하나쯤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