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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02. 2022

그대가 조국








바지런한 셋째언니가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펀딩에 참여하고 받은, 시사회 티켓 두장을 전해줬다. 서울에 살았다면 본인이 직접 갔을거라며 '양평에서  아들을 건사해야 너라도  보고와' 하며 건네준 티켓 두장을 들고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 갔다.

영화시간보다 2시간 먼저 도착했다. 쇼핑도하고 책도 보고 영화포스터, 마스크, 뱃지 등 굿즈도 챙겼다. 역시, 촉박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다.

친구는 영화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혼자갈까, 싶었는데 친구와 함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영화가 끝나자마자 들었다.

영화를 보고나면 도저히 그대로 혼자 집에갈 수가 없는 상황이된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개개개개개개개XX들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이억울함을 삭히기 위해서라도 술한잔 해야하는 그런 밤이었달까.


정말이지 참담했다.

그런데 6.1 지방선거 결과를 보니 한층 더 암담해졌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선택을   있는건지 믿기지가 않았다.  


이 터널의 끝에는 정말 다른 무언가가 있을까?

언젠가는  터널도 끝이 나겠지만 이제막 터널의 초입을 지나는 나에게는  끝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진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손수건 두장을 챙겼다.

한장이 다 젖었다. 관객들은 저마다 한숨을 쉬거나 욕을 해댔다.  



맨정신으로 잠들기에는 밤이 너무 길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 일련의 사태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이 다큐를 보더라도 누가 위협을 가하며 겁을 주고 거짓말을 하는지 누가 잘못이 없더라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확인도 안된 기사들이 몰아치던 그때, 전대미문의 조국사태가 발발했던 그당시,

제일 담담하고 의연했던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조국 자신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냥감 하나를 두고, 검언주도하에, 광기어린 대한민국 전체가, 조국과 그의 일가족을 물어뜯는 동안,

검찰개혁을 위해 법무부장관이 되지 않았다면 굳이 겪지 않았어도 될 험한 꼴을 당하고

그럴만한 가치도 없는 인간들의 모욕을 받아가면서도

그는 끝내 품위를 잃지 않았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폭풍한가운데에서도 그는 오히려 고요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을만큼.


끝끝내 조국은 기품있었고

조국을 물어뜯으려고 개거품을 물었던 이들은 추악했다.


영화말미에, 홀로 남겨진 집에서 손수 밥상을 차려 식사하는 그의 모습이 나온다.  

달걀후라이를 부쳐 밥에 김한장 얹어 조용히 식사를 하는 그의 모습이 잊히지가 않는다.


부디 무너지지말고,

몸 상하지않았으면 좋겠다.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그대가 조국 포스터를 회사 사무실 방안에 붙여두었다.

누가 뭐라할리 없지만 누가 뭐라하더라도 매일 그 포스터를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볼 거다.


조국 마스크를 여러장 챙기지 못해 아쉽다.

조국 마스크가 시판되면 좋겠다.





2019년 8월 9일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다.

검찰개혁의 완성을 위해 문대통령이 조국에게 법무부 장관직을 맡아줄 것을 부탁했고 두사람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미래를 꿈꾸었었다.





2022년 1월 27일 정경심 교수의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유죄다.

정경심 교수의 변호인측 포렌식 전문가인 박지훈은 표창장 위조의 유일한 증거로 제시된 PC에서 왜곡할 수 없는 증거를 확인했다. 장경욱 교수도 마찬가지다. 재판은 끝났지만 이들 아무도 재판부의 판단을 믿지 않는다.



언젠가, 이 재판을 심판할 날을 기다린다.

이 재판의 재심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기를,

더이상 조국과 조국 일가족에 대해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기를,

이 다큐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강자가 약자에게 위협을 가할때 불이익이 있더라도 옆에서 같이 칼을 맞아줘야 하는 동지가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동지가 있는 한,

약자들은 살(아 있을) 수 있다.



#더이상 죽이지마라


https://www.youtube.com/watch?v=tatGm-8Uuqw

일어나라 열사여
작사.작곡.노래 정태춘  (이철규 열사 조가)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 칼 쥐고 총 가진 자들
싸늘한 주검 위에 찍힌 독재의 흔적이 검붉은 피로, 썩은 살로 외치는구나

더 이상 욕되이 마라
너희 멸사봉공 외치는 자들
압제의 칼바람이 거짓 역사되어 흘러도 갈대처럼 일어서며 외치는구나

여기 한 아이 죽어 눈을 감으나
남은 이들 모두 부릅뜬 눈으로 살아
참 민주, 참 역사 향해 저 길 그 주검을 메고 함께 가는구나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도 모두 죽으리라
저기 저 민중 속으로 달려 나오며 외치는
앳된 목소리들 그이 불러 깨우는구나
일어나라 열사여, 깨어나라 투사여
일어나라 열사여, 깨어나라 투사여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바람이 분다, 저길 보아라 흐느끼는 사람들의 어깨 위 광풍이 분다, 저길 보아라
죽은 자의 혼백으로 살아온다
반역의 발굽아래 쓰러졌던 풀들을
우리네 땅 가득하게 일으켜 세우는구나

바람이 분다, 욕된 역사 위 해방의 깃발되어 저기 오는구나
자, 부릅떠야 하네 우리들
잔악한 압제의 눈빛을 향해 자,
일어서야 하네 우리들 패배의 언 땅을 딛고
죽어간 이들 새 역사로 살아날 승리 부활의 상여를 메고
자, 나아가야 하네 우리들 통일 해방 세상 찾아서
일어나라 열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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