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nny Oct 23. 2019

혼자 일해도 동료애는 있다

혼자서 일하지만 혼자가 아닌

한동안 좀 바쁘게 지냈다.

핑계 같지만 정말 그래서 브런치고 블로그고 글을 올리지 못했다.


난 역시 멀티플레이가 안 되는 인간이다.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고 하면 하나도 제대로 되질 않는다.

평소처럼 하나씩 클리어하는 방식이 나에겐 맞나 보다.

여행 준비도 다행히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무엇보다 큼지막한 예약은 다 끝난 상태라 조금은 홀가분해졌다.

내 체력과 날씨가 변수일 듯.


얼마 전에 오랜 거래처의 PM이 그만둔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간 소리 소문 없이 그만둔 PM들도 여럿 있었지만

PM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프리랜서 번역가들에게까지 메일을 돌리는 일이 사실 흔하지는 않다.

몇 년씩 함께 일하면서도 만날 일이 거의 없는 번역가와 PM은, 오로지 메일이나 전화로만 연락을 주고받는다.

(사실 전화도 아주 급할 때를 제외하면 할 일이 없고, 거의 메일로 하는 편.)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가끔 저렇게 마지막으로 인사차 연락을 해주는 PM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고맙기도 하고 좀 서운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함께 일하는 동료 없이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유일하게 업무차 자주 연락하는 PM이 관둔다는 소식을 들으면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업무상 잘 맞는 타입의 PM이었다면 더더욱... 

번역회사의 PM도 참 고된 일이라 그런지 그만두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퇴사 알림 메일에 일일이 답장을 보내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지금까지 나에게 일을 배정해주고 도움을 준 PM에 대한 예의랄까,

기본적인 감사의 인사 정도는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매번 정성껏 답장을 하는 편이다.


인간관계에 지쳐 프리랜서를 꿈꾸던 시절도 있었지만

프리랜서와 인간관계는 완전히 별개일 수 없다.

작업은 혼자 하지만, 일을 만들려면 자의든 타의든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 회사와의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프리랜서.

PM도 그런 관계 중 하나이기도 하고, 같은 업계에 있는 번역가들 역시 그렇다. 

혼자 일하면 동료애가 생길 일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인맥을 만들 기회가 많지 않아서인지 작은 인연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꿈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