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행복해야 내 삶이 행복한 이유
우리는 '명상을 하면 좋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명상을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밀가루나 가공식품 같은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말도 자주 들어왔다.
몸을 돌보고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사실 또한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명상이 왜 좋은지, 어떻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건지, 또 밀가루 같은 음식이 왜, 어디에, 어떻게 안 좋은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명상뿐만 아니라 복식호흡이나 마음수련과 같은, 흔히 마음의 건강을 관리한다고 하는 그런 활동들은 과연 어떤 원리로 좋다고 하는 것일까? 또 음식은 대체 마음의 건강과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
사실, 장의 상태는 우리의 행복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장과 뇌 사이에 직접적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신경망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것은 바로 '태양신경총'이다.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 불리는 연결망에서 태양신경총은 중요한 중재자 역할을 한다. 장과 뇌는 이 축을 통해 신경 신호, 호르몬, 미생물에 의해 서로 소통하며 감정이나 신체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과정에서 태양신경총이 신호 전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오늘은 뇌로부터 신호를 받아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태양신경총'이라는 신경망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태양신경총이 균형을 이루고 건강할 때 감정 관리가 잘 되고, 마음도 건강해진다.
태양신경총(Solar Plexus)은 인체의 자율 신경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신경망 중 하나로, 흔히 ‘제2의 뇌’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복부의 중앙부, 특히 횡경막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여러 신경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경 집합체이다.
태양신경총은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일부를 포함하며, 소화기, 간, 신장, 위 등 여러 장기를 관장한다. 이곳은 심장박동, 소화, 호흡 등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제어하며, 스트레스 반응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적, 정신적 상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 때문에 태양신경총은 심리적, 정서적 경험들과 많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심리적 압박이나 불안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때, 주로 이 부위에서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영적 또는 에너지 체계에서는 태양신경총이 개인의 자존감, 권위, 그리고 감정의 중심이라고 여겨지며, 이곳이 균형을 이루면 강한 의지와 자기 통제력을 가지게 된다고 믿는다.
태양신경총을 제2의 뇌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신경망이 감정과 신체반응을 아주 밀접하게 연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가 태양신경총에 신호를 보내고, 그 결과 배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몸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뇌가 감정 신호를 태양신경총에 보내고, 태양신경총이 다시 우리 몸에 그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우리가 일상에서도 자주 경험하기 때문에 이해가 쉬울 것이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긴장할 때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배가 아픈 적이 있는가? 그건 뇌가 '지금 긴장 상태야' 라고 태양신경총에 보내고, 태양신경총이 그 신호를 받아서 우리 몸에 '긴장해라' 라는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이 들어오면 태양신경총도 신체에 그 신호를 전달해 긍정적인 신체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6년차 부부의 무의식 탐사 여정'에서 언급했던, 남편이 나와의 첫 만남에서 체끼가 내려앉은 이유가 여기서 과학적으로 설명된다. 남편은 나와 함께 있으면서 편안하고 안정된 기분이 들었고, 그 결과로 체끼가 내려앉는 신체적 변화를 경험했다. 이는 뇌가 '안정감'을 느끼고, 그 신호를 태양신경총에 보내어 몸의 긴장이 풀리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태양신경총은 단순히 뇌에서 온 신호를 신체로 전달하는 역할만 하는걸까? 단순한 전달자라면 태양신경총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테니 말이다.
답은 아니다.
태양신경총은 단순한 '전달자' 이상의 역할을 한다. 뇌에서 감정 신호를 받아 신체에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뇌와 상호작용하면서 감정 신호를 어떻게 처리하고 신체에 적용할지를 조절한다.
즉, 태양신경총이 잘 작동하면 감정 신호가 적절하게 전달되어 신체 반응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감정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높은 자존감을 형성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대로 감정적 에너지가 이곳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면, 신체적 불균형뿐만 아니라 정신적 불안정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신경총이 과도하게 긴장 상태에 있을 경우 감정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처리되어 소화 문제나 신체적 긴장감이 지속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태양신경총은 단순히 신경계의 일부분이 아니라, 감정과 신체의 상호작용을 조절하고 개인의 자아감과 삶의 방향성을 형성하는 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태양신경총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곳이 균형을 잃으면 몸과 마음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 복식 호흡: 복식 호흡은 태양신경총을 편안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횡경막을 사용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면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데, 이는 몸을 진정시키고 긴장을 풀어준다. 태양신경총은 부교감신경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복식 호흡을 하면 태양신경총이 과도하게 자극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2. 명상: 명상은 뇌의 신경 경로를 재구성해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태양신경총은 뇌와 자율신경계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뇌가 스트레스를 줄이면 태양신경총도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명상을 통해 자극을 받은 뇌가 태양신경총으로 긴장 완화 신호를 보내면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운동: 적절한 운동은 태양신경총을 자극하여 소화 기능과 감정 조절에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요가와 같은 운동은 태양신경총이 위치한 복부와 그 주변 근육을 직접 자극하는 동작이 많아 효과적이다. 또한 복부로 깊은 호흡을 유도하면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태양신경총을 안정시킨다.
4.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식사와 소화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태양신경총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본이다. 우리 몸의 소화기관과 태양신경총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식습관이 감정과 신체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소화에 좋은 음식은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맞추어 소화가 원활하도록 돕는다. 소화가 잘되면 태양신경총의 과도한 자극을 줄일 수 있어 감정적으로도 안정된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 신선한 채소, 과일은 장 건강을 유지하고 염증을 줄여 태양신경총의 기능을 안정화시킨다. 특히 장내 미생물 균형은 감정과 뇌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장이 건강할수록 태양신경총도 안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4가지 모두 실천하는 것이 좋지만, 그래도 나는 식습관부터 실천하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밑에서 추가 설명을 이어가겠다.
우리는 대개 스트레스를 받으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반대로 먹는 음식 때문에 정신 건강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가 우울하거나 무기력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만성적으로) 느끼는 원인을 소화기관, 즉 장 건강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밀가루나 가공식품 같은 음식은 단순히 몸에 안좋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기분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다)
1. 장내 미생물과 정신 건강:
소화기관, 특히 장에는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 미생물들이 감정과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감정적인 문제를 악화시키는데, 이 미생물들은 뇌에 신호를 보내어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기분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몸의 세로토닌의 90% 이상이 장에서 생성된다.
2. 소화 장애와 감정의 상관관계:
만성적인 소화 문제, 예를 들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들은 우울증이나 불안감을 자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소화기관이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소화가 원활하지 않으면 감정적인 스트레스나 불안감도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음식의 영향:
우리가 먹는 음식은 소화기관에 직접 영향을 주고,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영양 불균형이 생기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양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가공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소화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그 결과 신체 에너지 부족, 무기력함, 기분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소화기관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정신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몸을 돌보고 감정을 관리하는 작은 실천들이 결국은 우리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사실은 모두 잘 알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장 건강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
글을 작성하면서 나 또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참 흥미로운 주제다.
어떻게 보면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우리 인생에 굉장히 심플하고도 명료한 해결책을 받은 느낌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