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6_절마; 세 여자의 그네타기.
2017년 4월 낮.
무료한 일상 속 조그마한 자극제 하나가
풍성한 하루를 만들어 낸다.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를 거닐다
문득? 그네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는다.
꼬맹이 시절에는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그네를 타기위해 자리 쟁탈전을 벌였는데
지금은 그저 나의 것이 아니란 생각에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 세 여자는 어린시절 현란했던
반동실력을 뽐내고자 그렇게 그네에 앉았다.
마냥 웃음이 나왔다.
앉아 있는것 그 자체가 뭔가 모를 묘한 기분을 자아냈다.
이렇게 해맑게 웃었떤 적이 과연 언제였을까 싶을 정도로 발을 구르며
앞 뒤로 그네가 이동하는 시간이 마치 어린 시절의 나와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다.
살다보면,
'이 나이때는 이러한 행동, 옷은 이러하게 입어야 해, 이런 사람들과 어울려야 해'
라는 말을 종종 든는다.
그것 또한 고정관념이 아닐까?
'About Time' 이라는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했었다.
영화가 끝나갈 때 즈음 아빠와 아들은 시간여행을 간다.
어린 시절 아빠와 주인공이 해변에서 마냥 즐겁게 놀았던 그 시절 말이다.
나이가 하나 둘 먹어감에 있어
우리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하지만?
의심없이 순리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세상에 정답은 없고 따라야 할 천편일률적인 룰은 없다.
어린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게 있다면 나만의 생각상자 안에 나를 가두는 것이다.
기준들이 많아졌다. 까다로워 졌다.
이성을 보는 눈도 마찬가지다.
무엇이 그리 따질 것들이 많은건지 나도 모르겠지만 무시하면 안될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러다 놓치는 부분이 많아졌다.
그 사람의 진짜 모습.
조금만 뒤돌아 생각해보면 행복이 결코 먼 곳에 있는것도 아니었고
조금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내 주위 사람만큼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는데,
우리는 주변의 시선과 나만의 잣대로 소중한 인연 또는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네를 타면서 다짐한다.
이렇게 앞뒤로 신나게 움직이는 가운데
꽉 잡고 있는 손 처럼
이렇게 해맑게 웃는 가운데
중심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매 순간을 꽉 쥐고 웃기를.
세 여자는 그렇게 그네를 탄다.
#일상 #드로잉 #에세이 #성장일기 #공감에세이 #감성에세이 #펜드로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