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기타에 입문하다.

배움에 왕도는 없다

by 이점록
생애 첫 기타에 입문하다

내가 처음 기타를 만져 본 것은 지금부터 까마득한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가야 한다. 읍내에 위치한 실업계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닐 때이다. 동네 옆집 형이랑 같이 자취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가난한 형편이라 부득이 1년 동안 더부살이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때 자취방에는 조그마한 기타 하나가 있었다. 하지만 나와는 별로 인연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고교시절 이후 40여 년이 지난 인생 2막에 기타를 배우게 되었다. 사정은 이러하다. 정년퇴직과 더불어 지역 협력 단체에 가입을 하였다. 그 자리에 참석을 했는데, 바로 옆자리에 앉은 분이 "새로운 인연 같이 하시죠. 기타 줄 음향도 느끼며..., " 라며 마치 전도자처럼 권면을 한다. 사실 기타는 내가 항상 꿈꾸던 악기 중 하나다.


참으로 만남의 귀한 인연은 종종 알 수 없는 방식으로 형성됨을 또 한 번 느꼈다. 우연히 같은 장소에 있거나, 공통된 관심사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처음 보는 사람과의 대화나 만남이 마치 오랜 친구와의 대화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은퇴 후에 시간이 생기면서 그 꿈을 이루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살아가면서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주변 언사와 내 소신이 맞아떨어진 것이리라. 드디어 언젠가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행동으로 옮기게 되었다.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기타반에 정식으로 등록을 한 것이다. 기존에 배우는 회원 수는 예닐곱 명이었다. 강사 선생님과 기타반 회원분들이 반갑게 신입(?)을 맞이해 주어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기타 교본을 보면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자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고충에 부딪히게 되었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무엇보다도 손가락이 너무 아프다. 그리고 멜로디와 코드를 익히는 과정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가락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조절하고 각 음에 맞게 프렛을 눌러야 하는데, 초보자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아직도 간단한 곡조조차도 잘 연주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웠다.


매일 기타를 잡을 경우 석 달이면 손가락 끝에 굳은살이 잡혀 다루기가 한결 수월해진다고 한다. 나는 아직 갈길은 멀고도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 손끝 굳은살은 노는 것을 덜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 통기타가 쉽고 빨리 배울 수 있는 악기라는 선입견을 버리자. 기타는 악보를 못 봐도, ‘도’가 뭔지 몰라도, 심한 ‘박치’라도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악기다. ‘원래 어려운 악기려니’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매진해야겠다.


기타, 어떻게 배우면 좋을까?

처음에는 인터넷 강의나 YouTube 영상을 통해 독학으로 배우려고 했지만, 자신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에는 전문적인 기타 강사를 찾아서 수업을 받기로 결정했다. 강사의 가르침을 받으며 내 기타 연주가 점점 발전하는 것을 보니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강사의 조언과 피드백을 통해 내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차츰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그 어떤 노력과 연습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듣고도 진전이 없을 때, 어떤 자극이 필요한지 자문을 구했다. 그때 아주 좋은 조언을 받았다. "기타를 배우는 것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알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천천히 조금씩 알아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즐기세요." 이 말을 듣고 난 후, 나의 기대치를 낮추고 조금씩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요즘은 손가락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손가락에 끼우는 골무 비슷한 것도 판매를 하는 모양이다. 살짝 마음이 끌리지만 손가락에 훈장을 받고 싶다. 연습 시간과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다. 음악은 단기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꾸준한 노력과 시간 투자를 요구하는 분야다. 하루, 이틀 연습을 해도 성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아서 지치기도 했다. 때로는 기타를 내던지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때마다 이 악기를 배우고 싶은 열정을 되새기고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나?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이 질문들을 통해 다시 한번 기타를 배우기로 결정한 동기를 상기시켰다. 하루 10분의 힘을 믿고 싶다. 하루 5분, 10분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연습하는 일을 ‘자기 주도적’으로 해내야 하는 게 통기타 입문자들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기타를 배우기 전까지는 악기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어려움을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기타를 다루면서 직면한 어려움은 예상 이상으로 까다로웠다. 기타 코드를 익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손가락의 위치와 압력을 조절하는 것, 그리고 손목과 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까지, 모든 것이 새롭고 어려웠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꾸준히 연습을 하기 위해 언제라도 기타를 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가방 안에 고이 넣어둔 기타를 꺼내 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스탠드를 구입해 서재 한쪽에 기타 세워두는 곳을 만들어 놓았다. 늘 보이게 해서 자주 기타와 친하게 하였다. 기타를 스탠드 없이 그냥 벽에 기대놓으면 넥이 휠 우려가 있다고 한다. 기타를 잘 치는 분들이 너무 멋있고 존경스럽다. 과연 세월이 약일까? 학문에 왕도가 없듯이 악기도 마찬가지라 생각해 본다.


통기타 세계에서 ‘나이는 숫자일 뿐’은 만용이다. 단기기억이 쇠퇴해 코드를 자꾸 잊어버리고, 손가락 움직임도 둔하다. 통기타 배우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이라고 한다. 나같이 중장년층은 그 차이를 인정하고 통기타를 시작해야 한다. '성급하게 마음먹으면 좌절하기 쉽다'는 선배 회원의 조언에 감사드린다.


초보자가 노래 부르며 기타 치기는 사실 쉽지 않다. 내가 통기타를 칠 때 그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타 배우기가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나 스스로 미션을 정했다. 현재 멘토로 활동 중인 '인생 나눔 교실'이 10월 말경에 종료 예정이다. 마무리하면서 깜짝 이벤트로 멘토님께 기타 연주를 선물해드리고 싶다. 생애 첫 공연이 되는 셈이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두뇌 구조를 바꾼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라고 한다. 몇 가지 장점으로는 인지능력과 기억력을 증가시키며, 자아 표현을 촉진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멋진 내 삶을 디자인하기 위해 악기와 음악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 남은 긴 인생을 더 멋지게 살기 위해 평생 즐기고 싶다. 분명 취미 활동으로 기타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기타 줄 음향을 느끼고 있다.


악기를 다루는 것은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 활동이다. 음악은 우리의 삶에 아름다움과 창의성을 더해준다. 또한 음악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그리고 연주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아직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생초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란 말처럼, 한 걸음씩 차근차근 꾸준함으로 승부를 걸자. 조그만 노력으로부터 시작을 통해 좋은 결과를 도출하자. 연습은 연주자의 기술과 음악적 감각을 발전시키는 핵심적인 요소임을 잘 알고 있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채찍용 명언을 되새기곤 한다.

"연주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란 없다. 그저 연습만이 왕도이다."라고 한 말이다.


그렇다. 새로운 도전, 기타 입문은 결국 나와의 싸움이다.


#감성에세이 #기타 #인생 2막 #도전 #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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