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설 Oct 01. 2020

III. 나를 성장시키는 회복탄력성

마음의 근육 회복탄력성

감기에 걸렸을 때 며칠 잠 푹 자고 나면 낫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감기가 오래가고 병원 진료를 받고 약을 지어 먹어야 낫는 사람이 있다. 몸의 면역력 정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몸뿐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마음의 면역력이 크면 상처가 빨리 아물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실패를 겪고 그것이 주는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또다시 실패할까 봐 두려워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다시 실패할 것을 각오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아는 성공한 사람들 중 대부분이 후자에 속한다. 이런 사람들이라고 해서 아픔을 못 느끼지는 않는다. 견뎌 내고 이겨내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아픔을 겪지 않고 실패 한번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자신에게 닥치는 역경은 대부분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피했다 싶어도 다른 역경이 기다리는 것이 인생사 아닐까. 그래서 역경을 어떻게 해야 피할까보다 역경을 어떻게 대할지, 어떻게 이용할지를 궁리하는 것이 인생을 사는 지혜일 것이다. 역경을 만나 힘들더라도 이겨낼 수 있으면 된다. 그렇게 성장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갈 뿐이다. 

어떻게 해야 나아갈까? 어려움을 마주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그 힘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 힘이 있어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쌓다 보면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두렵지 않을 뿐 아니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진다. 그럴수록 그 힘은 더욱 세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나는 그 힘이 회복탄력성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온갖 학원에 수많은 인터넷 강좌까지 합세해서 어떤 능력이든 기르기 위해서 학원을 다니거나 인터넷강의를 듣거나 하는 식으로 돈을 들이기 마련인데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데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돈이 있다고 해서 기를 수 있는 힘도 아니다.

회복탄력성이란 무엇인가. 영어로는 ‘resilience’로, 이 말은 회복력, 탄성을 뜻한다. 탄성이란 물리적으로 외부에서 물체에 힘을 가하면 부피나 모양이 바뀌었다가 그 힘이 사라지면 물체가 본디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성질을 뜻한다. 회복력 역시 어떤 자극을 받아 달라진 상태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오는 힘을 의미한다. 

이런 물리적 힘에 빗댄 정신적 힘이 ‘회복탄력성’이다. 즉 회복탄력성이란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 또는 능력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나 고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정신적 면역성, 정신적 저항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회복탄력성은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데에서 더 나아가 위기와 역경을 기회로 삼아 도약할 수 있는 힘이다. 이 힘은 트램펄린에 비유할 수 있다. 사각형이나 육각형 모양의 매트에 용수철이 달려 있는 트램펄린 위에서는 더 큰 힘으로 매트 바닥을 칠수록, 더 밑으로 내려갈수록 더 높이 뛰어오른다. 

마찬가지로 회복탄력성이 강한 사람은 역경에 부딪쳤을 때 오히려 제자리에서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다. 시련이 클수록 그 시련을 이겨내고 더 크게 성장하는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우리 속담은 회복탄력성을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역경이나 시련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마주하고 극복할 대상이다. 왜냐, 역경을 극복하면 그만큼 더 성장하고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의 저자 김주환 교수는 회복탄력성을 한마디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그 환경을 스스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는 인간의 총체적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회복탄력성을 흔히 마음의 근육이라고 한다. 몸의 근육은 뼈를 보호하고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구실을 한다. 근육이 발달할수록 더 큰 힘을 쓸 수 있다. 오래 달리기 좋고 무거운 물건을 나르기도 좋다. 그것처럼 마음의 근육이 발달할수록 우리 마음을 안 좋은 방향으로 몰고 가는 부정적인 정신적 요소들에 굴복하지 않고 마음을 보호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은 선천적일까. 어느 정도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한다. 즉 태어날 때부터 회복탄력성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러한지 아니면 회복탄력성이 강한 사람을 관찰했을 때 후천적 요인이 무엇이라고 정확히 밝혀내지 못해서 유전적 요인으로 보는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어찌 되었든 회복탄력성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른 것은 사실이다. 비슷한 시련을 겪어도 좌절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러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전문가들은 회복탄력성을 타고나지 않아도 문화적 교육적 환경적 요인과 개인의 노력 따위 다양한 요인에 의해 그 정도가 결정된다고 한다. 그러니 연습하고 훈련하면 회복탄력성은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몸의 근육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듯이 마음의 근육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몸의 근육처럼 마음의 근육인 회복탄력성 역시 누구에게나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어려움에 부딪히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스트레스에서 헤어나지 못하니 회복탄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지금 부딪친 어려움이 좀 더 심각할 뿐이다. 당신은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살아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현재 살아 있다는 것은 지금은 기억조차 안 나는 한때의 난관들을 이겨내고 헤쳐 나왔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만큼 당신은 성장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장하게 여기고 그 힘을 좀 더 갈고닦기만 하면 된다. 

이전 09화 II. 고민 마주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