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하는 것이 낫다
어떤 일을 하든지 누구나 실패를 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러한 경험을 통해 그와 관련된 일(분야)에 대해 점점 더 견고해지고 예리해진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가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자.
하지만 뭐라도 해야 하는데 뭐라도 했으면 하는데 생각대로 몸과 마음이 따라 주지 않을 때가 있다. 현재의 상황이 나를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정말 별것 아닌 일 중에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을 해 보자. 이를테면 책상 정리 같은 것들이다. 내 책상을 정리하는 것은 내가 하면 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작은 일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면 정리를 해 보자. 정리는 흐트러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것을 한데 모으거나 치워서 질서 있는 상태가 되게 하는 행위다. 정리는 머릿속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내가 몸을 움직여야 하는 활동이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시나브로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한 고민(문제)을 잠시라면 잊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청소도 추천하는 활동이다.
간단한 정리에서 시작해 보는 것이다. 한번에 다 정리하려고 하면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으니 계획을 세워서 정리를 하는 것이다. 마구 흐트러져 있던 것을 하나씩 치워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일을 해냈다는 일종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그 성취감은 나에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오늘은 필요 없는 물건들을 치우자. 한꺼번에 다 치우려면 시간이 걸리니 시간을 정해서 휴대전화로 알람을 맞추고 그 시간까지만 치우는 것이다. 5분이든 10분이든 상관없다. 오늘 5분 치웠으면 내일 또 5분을 치우자. 좀 더 체계적으로 작전을 세우면 더 좋다.
목표: 책상 정리
작전 1단계: 필요 없는 것을 버린다.
작전 2단계: 물건을 정리하고 쓰임에 맞게 물건을 배치한다.
작전 3단계: 배치한 상태를 잘 유지한다.
이런 식으로 날마다 책상 정리를 하는 것이다. 시간을 정해 두는 것이 좋다. 한번에 다 치우려고 하면 시간도 많이 들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치게 된다. 정리 습관이 몸에 배게 하려면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꾸준히 정리하는 것이 좋다. 책상을 정리하는 이런 작은 습관들이 쌓이면 자기 삶을 관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감이 붙는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쌓인다.
거듭된 실패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어서 경우에 따라서 결정을 못하는 지경으로까지 만든다. ‘결정 장애’가 생기는 것이다. 결정 정애는 행동이나 태도를 정해야 할 때에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일을 뜻한다. 무언가를 결정하는 데 애를 먹는다면 무기력의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결정 장애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데 결정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결정 앞에서 주저앉게 되고 심지어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결정 장애로 힘들어한다면 먼저 자신을 규정하는 방식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는 왜 이렇게 작은 일에도 결정을 못 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을 한없이 책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실제 우리는 아침부터 밤까지 무수히 많은 결정을 내리면서 살고 있다. 즉 우리는 수만 가지 선택지에서 결정을 내리면 지금까지 살아왔다. 생각해 보면 세상 모든 일은 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다. 자기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일들만 심각하게 받아들여 자신을 결정 장애에 빠진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규정, 부정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런 생각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서도 작은 결정들이 미덕이다. 점심 메뉴를 정한다든지, 저녁에 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정한다든지 등 자잘한 선택권을 자신이 갖도록 하자. 이렇게 작은 영약에서 내가 선택을 하고 결정을 내리면 자연스럽게 다른 영역으로도 확대되어 결단력이 커지고 내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선택의 순간에서 자신이 지나치게 신중할 때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왜 이렇게 신중하지, 이 선택을 하는 데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못 받는 것은 아닌지 등을 물어봐야 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고 칭찬에 민감하다. 뭐든지 적당하면 좋으련만.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신중함이 소심함으로 바뀐다. 심한 경우에는 아예 칭찬받지 못한 일은 손도 대지 않는다. 선택의 판단 기준은 타인이 아닌 나여야 한다. 내가 그 일을 좋아하는지, 그 일이 내 마음에 드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어야 한다.
최선을 다하면 좋지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자책하지 말자. ‘최선’에 방점을 찍다 보면 선택하고 결정하기가 어려워진다. 결정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행동(행위)도 늦어진다.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면 그냥 시간은 흘러가 버린다. 이렇게 결정 장애의 늪에 빠질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게 더 낫다’라는 말을 기억하자. 최선의 선택이 두려울 수 있다. 이 선택과 관련해 정보가 충분하지 않고 선택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힘들고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 앞에서 주눅 들고 주저하게 된다. ‘그럭저럭’ 할 만하겠다 싶은 행동, 선택을 하자. ‘최선’은 왠지 무겁고 두렵지만 ‘그럭저럭’은 살짝 가볍고 만만한 느낌이다.
실패로 인한 좌절, 결정 장애로 인한 자존감 추락 등 삶을 위태롭게 만드는 부정적 감정이 득세할 기미를 보일 때는 무엇보다도 내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심을 잡기기가 어렵다면 일단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작은 일이라도 자신이 장악하고 있다고 느끼면 부정적 감정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사람의 뇌는 자신이 어느 정도 자기 세계를 통제하고 있을 잘 작동한다고 한다. 어떤 것에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통제력을 잃었다고 느낀다고 한다. 결정을 내리는 데 애를 먹지 않고 무난하다면 불안이 줄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기분이 좋은 사람은 긍정적 정서가 올라가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일어나서 행복감을 높여 준다.
무기력의 늪에 빠져 있다면 이런 자잘한 선택도 결정도 하기 힘들 수 있다. 그래도 좌절하지 말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처음 몇 번은 선택 자체가 힘들 수도 있는데 계속하다 보면 습관이 들고 점점 쉬워진다.
문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가끔씩 아무것도 안 하고 멍때리는 행위가 몸과 마음에 이완을 주므로 권할 만하지만 멍때리는 행위가 일상이 되고 삶이 무기력해지면 난감한 문제다. 세상에 단 하나의 해결책은 없지만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길밖에 없다. 바로 직접 움직여서 실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