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블라블라 19화

말 한마디

인생

by 정현철

"그래도 정 대리 술이 좋아서 마시는 거지?"

"아니요, 일이라서 마시는 건데요."


중국 출장 중에 사장님과 나눈 대화, 이 대화 이후부터, 날 대하는 사장님의 태도가 달라졌다.


"나 이제 술 안 마시고 영업하면 안 될까?"

"그래도 미스터 마가 주는 술은 조금은 마셔야 되지 않을까?"

퇴사하던 날, 윗사람이자 친구와 나눈 마지막 대화.


내가 사장님께는 "그럼요, 저는 술도 좋고 해외영업도 적성에 잘 맞습니다."라고 하얀 거짓말을 했다면, 그리고 그 친구가 나에게 "그래, 그럼 앞으로 술은 마시지 말고 중국 출장 다녀와."라고 대답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늦게 배운 중화 담배와 고량주로 몸은 망가져갔겠지만, 금전적으로는 편안하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근무할 당시 내수가 40억 정도 수출이 10억 정도 해서 대략 50억 초반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사장님은 계속 압박했다. 수출 물량을 늘리라고 그러다가 다시 옛날처럼 중국 쪽 거래처를 다시 확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거기서 나도 모르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는 그 친구 녀석에게 말했다.


"내가 중국에 상주하면서 거래처 관리하면 어떨까?"


지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오랜만에 사무실에 나와서는 쪼르르 아빠한테 달려가서 현철이를 중국 주재원으로 보내자고 얘기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기업에서 해외주재원을 보내는 것과 19명이 근무하는 소기업에서 해외주재원을 보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을 텐데, 나는 앞뒤 생각을 하지 않고 얘기를 던졌고, 그걸 또 그 녀석은 받아서 실행하려고 했다.


다행히 사장님께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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