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하구름 May 09. 2022

안갚음과 안받음

 


*내음: 코로 맡을 수 있는 향기로운 기운.








안갚음: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것

안: 마음속, 가슴속

안받음: 자식이나 새끼에게 베푼 은혜에 대해 안갚음을 받는 일




누군가 나에게

단 한 가지의 소원을

들어준다 하면


난 그 한 가지 소원으로

‘소원 세 가지로 늘려주세요.’

하고 빌 것이다



그렇다면 소원 세 가지는 무엇이냐

하고 물으면


그땐 눈을 꼬옥 감고

이렇게 말해야지



하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아쉬움 없이

모두 안갚음할 때까지


이별이라는 글자와

슬픔이라는 감정은

절대 알지 못하게 해달라고



둘은


시간을 조종할 수 있다 하면


시간이 아주아주 천천히 흐르게


혹은 시간을 멈추어

그대의 모습과 공기가

지금 이대로 지속되게


혹은 시간이 거꾸로 흐르게


해달라고, 많이 안갚음할 수 있도록

모른 척 쉿 비밀로 할 테니



셋은


지구에서 안갚음을 모두 채우고 나면

무한한 공간인 우주에서도

무한정 안갚음을 할 수 있게,


우주에서도 그대의 사랑스러운

숨결 소리 내음을 느낄 수 있게,


지구에서의 이별은

곧 우주에서의 만남이도록

해달라고 그리고


혹여나 지구에서 이별의 순간이 오더라도

우주에서의 만남 전

인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우리 우주 정거장에서 또 만나자
기다리고 있다 천천히 마중 나올게

응 꼭 마중 나와줘야 해

우리 그때 또 우주에서 매일
별도 캐고
달도 보고
토성 목성 화성 여행도 가고
누워서 별똥별 지는 것도 보고
산책하며 달나라 토끼도 보고
또 행복하고 재밌게 살아보자

그때는 지금보다 행복만 더 가득하게
힘들었던 거 다 없는
평온하고 무한한 행복의 우주 세상에서

우리 또
안갚으며,

안받으며
살아보자




이전 27화 먼산주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